나비박사 평전 석주명
이병철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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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초대권(도서)을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딸아이 꿈은 곤충박사다.

그래서 파브르 곤충기를 읽어보라고 빌려다주었더니

석주명이 쓴 나비 책을 빌려다 달라는 것이다.

뭐? 석주명? 나비책?

그랬더니 아이가 정말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엄마, 몰라? 나비박사 석주명을 몰라?"

모르는게 무슨 대역죄라도 지은거 같아져서 나도 모르게... 모... 몰라. 누군데!

아무리 내가 곤충에 관심이 없어도.... 딸아이도 알 정도의 걸출한 위인이라면 내가 모르는게 좀... 그래서 궁금했던 석주명.

그런 석주명의 평전이 새롭게 취재 뒷이야기까지 추가되어서 40년만에 개정 신판이 나왔다.

사실.... 개정신판을 보기 전까지 석주명 평전이 출간되어 있었는지도 몰랐던 나... -.-;;


그런데 책을 읽어 나가면서 내가 왜 석주명을 몰랐는지 알게 되었다.

중학교 교사였던 사람의 과학적 업적을 인정하기 어려웠던 학계

한국전쟁 초기에 죽은 탓에 오랜 전쟁 기간 세인에게 잊혀지고

전쟁이 끝난 뒤에도 석주명을 기억하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 없었던 탓이었다.

물론 그렇더라도 내가 몰랐던 데에 대한 제대로 된 변명은 될 수 없긴 하다.

석주명은 일제시대 조선인으로서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학문적 업적을 이루고 인정받아 다양한 지원을 받아 나비 연구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다.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많은 논문을 발표하고 외국 학자들과의 연구 논문 교류에 폭넓게 이용했다고 한다.

나비에 대해서라고는 배추흰나비 애벌레를 아이가 학교에서 받아와 케일 몇장 먹이다가 번데기가 되고 하얀 나비가 되는 과정을 지켜본것이 전부인 내게 이 책은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다.

나비의 앞날개 길이로? 나비가 어릴때 잡아서 재면 짧고 큰 후에 잡아서 재면 긴거 아닌가? 그런 의문이 들었으나 알고보니 날아다니는 나비의 날개는 더이상 자라지 않는단다.

평전 석주명은 석주명의 생애와 연구 방법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지만 나비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가 가득하다.

사실 이병철의 저서가 아무렇게나 도용당하고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 과정이

석주명의 업적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것과 좀 닮아 있는것 같다.

그리고 이병철의 평전을 쓰는 고충에 대한 넋두리 혹은 아쉬움의 토로를 대하며 친근하게 느껴져 좋았다. 한편으로는 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 싶은 마음도 들고. 여동생 석주선과 유일한 혈육 석윤희에게 나까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너무 늦지 않은 때에 [조선사 접류 총목록]을 옆에 두고 석주명을 연구한 누군가의 새로운 석주명 평전이 나와주기를 기다리게 된다.



딸아이가 이 책을 제대로 처음부터 완독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만 8세) 중간중간 사진도 보고 쉽게 읽히는 페이지는 열심히 읽는걸 보니 일년쯤 후엔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것같다.

어린이라도 석주명을 좋아한다면 함께 읽어볼만한 것 같아서 곤충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그리고 나처럼 석주명을 몰랐던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언제나 비범한 사람들의 생애를 접하면 오는 깨달음 같은 것.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겠다는 작은 신호를 보게 된다.

십년만 열심히 씨를 뿌리고 쭉정이가 되지 않도록 잘 가꾼다면 뭐라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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