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여정 - 부와 불평등의 기원 그리고 우리의 미래
오데드 갤로어 지음, 장경덕 옮김 / 시공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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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상황 중 무엇하나 기쁜 뉴스가 없어서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에 쌓여 비관적으로만 되어가던 내게

오데드 갤로어의 희망적인 메시지는 아이를 키우며 현재를 살고 있는 내 입장에선 그냥 무조건 믿고 싶어진다.

오데드 갤로어는 경제학과 교수라고 하는데 인류의 여정은 경제학보다는 인류학에 가까운 내용이다.

인류학자가 아닌 경제학자가 써서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대중을 대상으로 집필해서인지 모르겠으나

술술 쉽게 읽힌다.

처음 인류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삶의 모습이 다 비슷비슷했다는 설명으로 시작하는데

너무 방대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인류학을 옛이야기 듣듯이

그러면서도 설명이 직관적이고 쉬운 이야기로 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쉽다.

와~ 이런게 인류학이었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오데드 갤로어의 뇌리에 한참이나 남아 있었다는 위성사진.

밤에 찍은 한반도의 사진.

불빛으로 반짝이고 있는 남한과 대조적으로 어둠이 삼켜버린 북한.

나도 언젠가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던거 같은데... 이 사진을 보고 난 그냥 와~ 북한은 밤에 전기불이 다 꺼지는구나! 했는데,

북한의 빈곤과 후진적 기술은 베를린 장벽 붕괴 전 동독처럼, 개인과 경제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치와 경제제도에서 비롯됐다. 정부권력에 대한 통제는 불충분했고 법의 지배는 제한적이었으며 개인의 재산권은 불안정했다. 이에 더해 중앙의 계획은 처음부터 비효율적이었다. 이러한 요소가 기업가정신과 혁신을 저해하고 부패를 부추기며 북한을 정체와 빈곤으로 내볼았다.

173쪽

한반도의 사진을 예로 들어 설명해주니 불평등에 대한 이해가 더 쉽게 된다.


쉽고 편하게 읽히지만 수렴진화 평행진화가 뭔지도 알게 되고,

세계은행이 정한 하루 소득 1.9달러의 빈곤선,

탄나섬의 화물숭배, 체체파리와 아노펠레스 모기가 중앙아프리카 지역의 발전을 저해하게 된 이유 등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들도 가득하다.

문화엔 힘이 있다.

196쪽

일찍이 김구선생님이 말씀하셨지.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만약에 한 권의 책으로 인류학과 경제학 그리고 세상의 이치에 대해 조금이나마 윤곽을 이해하고 싶다면 인류의 여정을 추천하고 싶다.

최근 읽어본 역사, 인문 관련 책 중에서 가장 지적이어서 요즘 유행하는 "얕고 넓은 지식의 획득"에 최적화 되어 있으며

재미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이면서 인류학과 경제학을 버무려서 이렇게나 재미있게 써주다니.

사실 제아무리 훌륭한 지식이라도 지루하게 전달한 책을 볼 때면 구슬이 서말이면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들곤 하는데

오데드 갤로어는 어려운 이야기와 다양하고 흥미로운 사례를 버무려서 지루할 틈 없이 풀어내는 재미난 이야기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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