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의 역사 - 흑사병부터 코로나까지 그림과 사진으로 보는
리처드 건더맨 지음, 조정연 옮김, 김명주 감수 / 참돌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흑사병부터 코로나까지 그림과 사진으로 보는 감염병의 역사

지은이 리처드 건더맨은 저명한 의사이자 작가이며 역사가다.

아무래도 3박자가 맞았기 때문에 감염병의 역사라는 저술이 탄생할 수 있었구나싶다.

주제가 감염병이다보니 책에 나오는 삽화나 사진이 징그럽거나 무섭다.

그래서 주의!

식사 전 이나 직후에는 이 책을 보지 말것!


편집이 독특하다.

글자크기도 작고 2단으로 되어 있다.

글자크기가 어느정도냐면 일반적인 책의 각주로 달리는 글자 크기에 가깝다.

게다가 고딕체도 보통은 잘 사용하지 않는 서체가 아닌가

그래서인지 이 책은 가볍게 읽게 된다기보다 약간 전공서적이나 백과사전을 대하듯이 읽게 된다.

총 155페이지인데도 방대한 정보를 담아낼 수 있었던건 이러한 편집의 결과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책을 읽는 독자가 스스로 감염성 미생물에 감정이입하여 나의 크기, 생애를 따라가며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인게 좋다.


때론 구구한 설명보다 한장의 지도가 더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전달해준다.

감염병의 역사는 지도와 표를 적절하게 잘 배치해서 감염병이나 박테리아에 전무한 나같은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있다.

쉽게 쓰여 있다고 해서 깊이가 얕은것도 아니다. 내용은 매우 전문적이어서 신뢰가 간다.


의사는 병원이나 진료실 같은 인위적인 환경이 아니라 집에서 환자를 진료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

24쪽

기원전 460년 사람인 히포크라테스도 알고 있었는데 요즘의 진료 환경은 왜 이러한가.

내가 알고 있던 펜데믹은 흑사병, 스페인 독감, 천연두, 말라리아 정도였지만 그 발생 원인이나 진실에 대해서 그리고 실제 감염병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과거과 현재가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원전 431년 아테네 역병이나 스페인 독감은 어쩌면 전쟁으로 인해 그 확산이 더 가속화 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미 아테네 역병, 흑사병 등으로 친척이나 가까운 친구조차 서로를 방문하지 않고 형제가 서로를 버리고 삼촌이 조카를 버리고 아내가 남편으로 버리고 부모가 자녀를 버렸다는 점.

나도 작년 12월에 코로나에 걸려보기 전엔 그 병이 얼마나 고독한 병인지 체감하지 못했다.

방에서 혼자 격리 되어 혼자서 밥을 먹고 아플때도 그냥 혼자 오롯이 앓아야 하는 전염병.

코로나는 이미 치료제도 나왔고 치명률도 일반 독감 수준이다. 그럼에도 전염병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사회관계망을 모두 단절시켜버렸다.

2020년부터 코로나라는 21세기 최악의 펜데믹 속에 살고 있는 우리가 꼭 투키디데스와 보카치오의 기록을 봐야만 알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공황에 빠질 것인가?

법과 사회 규범이 유명무실해질 것인가?

의료 체계가 붕괴할 것인가?

평범한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의 곁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저버릴 것인가?

역병이 발생하면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에 대한 헌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밝혀질 것인가?

41쪽


닥쳐보기 전엔 내가 굳이 전염병에 대해서 알아야 하나?

이미 펜데믹이란건 위생관념도 없고 원시적인 형태의 전쟁이 존재하던 시절의 유물 아닌가 치부했다.

이제 우리는 미생물 게놈의 우연한 돌연변이나 박쥐, 조류 등 병원소와의 접촉만으로도 새로운 펜데믹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배웠다.

펜데믹의 가장 큰 예방법은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감염을 탐지하는 것이다.

그냥 넋놓고 살기엔 작금의 현실이 녹록치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