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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숨
박영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7월
평점 :
싱가포르의 어느 밤 강변을 따라 누군가를 찾고 있는 사람.
제인, 그녀는 아직 현역에서 뛰고 있는 무용가이다. 남편 진과 헬퍼 크리스티나, 딸 레나가 그녀의 삶속의 가족이다.
하지만 가족속에 동화되지 않고 혼자만의 섬을 구축하며 무용가로써의 삶을 악착같이 잡고 있는 그녀 앞에 텐이라는 안무가가 나타난다.
기억 저편에 묻어놨던 그 춤을 말하고 있는 텐. 그는 누구이고 어떻게 그 춤을 알고 있는 걸까?
딸, 남편보다는 자신의 춤이 더 소중했고 그러했기 때문에 현재의 제인에겐 가족과의 끈끈한 정이 없어 보인다. 크리스티나의 사랑을 한적은 있냐는 질문과 더불어 제인에겐 어떤 사람이 존재했을까? 딸 레나 조차도 자신의 딸로보다는 무용가 후배로만 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불온한 숨이라는 제목만큼 불온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텐. 그의 행동, 말은 분명 제인에게 공포를 조성하고 복수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왜 제인 앞에 나타난 걸까?
춤은 제인에게 존재의 증명인 한편 해방구이자 비극의 씨앗이다.
춤으로 양부모에게 존재를 인정 받지만 제대로 된 사랑은 받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에게 사랑을 베풀지도 못한다.
과연 그 숲속에서의 춤과 그 후에 일어난 사건들의 책임은 누구한테 있는 것일까? 모든 게 제인의 배신으로만 몰고 가기에는 뭔가 꺼림칙한게 있다. 과연 텐은 복수할 자격이 있는건지…
이 책을 보면서 어떤 감상을 해야할지 막막하다. 그냥 소설로 제인을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약간 어두운 이야기이고 낯선 배경이지만 작가의 능력으로 책은 참 술술 읽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