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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구원할 시간 4분 33초
오타 시오리 지음, 이구름 옮김 / 오리지널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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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널 구원할 시간 4분 33초』는 아픈 상처를 지닌 주인공이 이사를 온 뒤, 새 학교에 전학을 가게되어 두려워하던 중 주인공의 용기를 북돋아주는 따뜻한 한 이웃 할머니를 만나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그 할머니와 할머니의 집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이런 말도 안되는 일에 놀란 주인공은 할머니가 언급했던 ‘타셋’이라는 카페를 떠올리며 그곳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만난 신비로운 카페 주인 '마녀' 하야리 씨는,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는 이들에게 ‘4분 33초’라는 커피를 건네며 그들의 시간을 되돌릴 기회를 주는 사람입니다. 주어진 짧은 시간 단 4분 33초동안 선택을 바꾸는 사람들의 인생이 달라진다는 설정이며, 그리고 주인공 역시 하야리씨와 같은 신비한 능력을 지녔음을 깨닫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이처럼 시간을 되돌린다는 독특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어렵지 않은 문체로 쓰여 있어 부담 없이 술술 읽혔어요.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소중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 내리는 선택들은 점점 더 깊은 감동을 전하며,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인간적인 관계와 감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특히 제한된 시간 속에서, 친구를 위해 한치의 망설임 없이 행동하는 모습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그동안의 선택들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또한 이 작품은 청소년기에 흔히 겪는 미래에 대한 고민과 불안, 그리고 엄마와의 갈등 같은 현실적인 요소들을 함께 담고 있어 더욱 공감이 갔어요. 이러한 현실적인 감정들이 판타지적 설정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여주고, ‘현실적인 판타지’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깁니다. 덕분에 주인공의 감정선이 더욱 진솔하게 느껴졌고, 그 여정을 따라가는 과정 자체가 깊은 여운으로 이어질수 있었습니다.

읽는 내내 긴장감과 감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마지막까지 커피 온도와 같은 따뜻한 여운을 진하게 남기는 작품이었어요. 감동적인 이야기와 공감 가는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는 이 소설, 『널 구원할 시간 4분 33초』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작품인것 같습니다. 따뜻한 힐링 소설을 찾는 분들께 강추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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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랑과 꽃과
나태주 지음 / OTD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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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오랜만에 들었습니다.
아니 애초에 시집을 오랜만에 들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까요?
현대인으로써의 단점 중 하나는 쉬어가는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쉬어가는 시간이 없다는 것은 바쁘게 돌아가는 삶의 수레바퀴를 잠시 멈춰세워, 나의 내면속에서 삶을 돌이켜보고, 나 자신을 돌이켜볼 시간이 없다는 것과 동음이의라고 생각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집은 저에게 그런 느낌을 줍니다.
여기가 너가 잠시 쉬어갈 곳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시들이 참 정겹습니다.
온갖 미사여구로 점철된 시들이 아니라, 평이한 말투로, 우리가 평소에 쓰는 그 단어들로 이루어진 시들이라 더 그렇습니다.
마치 꾸밀줄 모르는, 하지만 내면이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수더분한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수다를 떠는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저는 이 친구와 대화하듯이 시를 읽으며, 벌써 이 친구의 가장 아름다운 내면을 여러개 골랐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도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평소에 시와 거리가 먼 분들도 상관없습니다.
이 시를 읽으시고 이 친구의 옆집으로 이사오셔요.
저랑 함께 이 친구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풍만하게 하는지, 누구보다도 벅찬 가슴으로 하루종일 떠들어봅시다.


풀꽃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 나태주 시인 시선집 <사람과 사랑과 꽃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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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서버
로버트 란자.낸시 크레스 지음, 배효진 옮김 / 리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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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책 표지부터 아름다운 SF 소설의 향기가 납니다.
저는 SF 소설을 평소에도 좋아하고 즐겨 읽는 편이라 두꺼움의 미학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선택하여 읽게 된 책입니다.

소설은 뇌 의사인 주인공 캐로가 할아버지의 형제를 만나 그들의 기이하고 수상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양자역학이라는 소재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SF 소설은 물론 일반적인 소설도 잘 다루지 않는 심오하고 어려운 주제라 그런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주변인물들의 입을 빌려 친절히 실생활에 적합하게 예시를 들어 양자역학의 개념에 대해 설명해주기 때문에 크게 겁먹지 않고 소설의 흐름에 몸을 맡기시면 될듯 합니다.

외딴 섬에서 은밀하게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뇌 의사가 필요하다는 점도 수상하거니와, 뇌에 칩을 이식함으로써 그들이 설명하는 양자역학을 통한 영생, 즉 양자역학을 이용해 인생의 분기점을 본인들이 바꿀수 있다는 개념을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못하던 캐로는 마치 독자들을 대변하는 인물 같습니다. 그러나 양자역학을 통해 죽음을 극복하고 상실을 치유하는 그 메타포는 우리가 평소에 꿈꿔왔던 어떤 이상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기 싫고, 평생 함께하고 싶은것은 모두가 마찬가지 아닐까요?

이런 점에서 이 소설은 그저 어떤 상상력이 담긴 SF 소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설'이기에 무한대로 뻗어나갈 수 있는 과학을 이용한 인지의 확장, 그리고 삶의 확장을 보여주는 정통 소설의 극과도 어떠한 접점이 있다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죽음과 상실을 통해 성장하고 각성하며, 이후의 달라진 세계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관찰하는 순간 붕괴해버리며 무한한 선택지 가운데에서 어떠한 세계로 확정되어 나아가게 되는 양자역학의 세상과도 비슷합니다. 이 부분에서 옵서버(=관찰자)라는 제목이 시사하는 바가 의미심장합니다. 우리 모두는 이 세계의 관찰자이자 시시각각 책을 읽으며 이 책 속 세상을 만들어내는 관찰자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양자역학이라는 개념이 점차 상용화되고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 시대 SF 소설의 대표작이 될 것 같은 책 옵서버, 단순 개념 설명뿐 아니라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주는 구미가 당기는 책입니다.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는 페이지 터너이기도 합니다. 평소에도 SF 소설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필독서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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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조각들
연여름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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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짧지만 강렬한 책이었습니다. 한국 소설을 자주 읽는 편은 아닌데, 가끔씩 들춰보면 좋은 책들이 많더라구요. 연여름 작가님의 빛의 조각들이 바로 그런 종류의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설의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머지 않은 미래같아요. 우리가 현재 꿈꾸는 미래 모습이 소설 곳곳에 고스란히 녹아져 있어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늘을 나는 교통 수단, 몸이 아프거나 무언가가 아쉽게 느껴질때 언제든지 갈아끼울수 있는 대체 신체..
로봇 신체라고도 할 수 있는 대체 신체는 후각, 미각, 팔, 다리 등 부분적으로도 수술로 이식받을 수 있으며 이렇게 대체 신체를 이식받은 사람들을 소설 속에서는 인핸서라고 부릅니다!
반면 태어난 그대로 대체 신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오가닉이라고 해요.

소설 속 주인공은 어느 화가의 집에서 청소부로 일하게 됩니다. 원래는 다른 일을 했으나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인해 시력이 일부 손상되어서 흑백밖에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주인공이 일하는 집의 주인인 화가는 상당히 유명한 화가로, 많은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얻고자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줄을 섭니다. 다만 그는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는데, 이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두문불출하며 답답한 삶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인핸서가 되면 병이 낫고, 그럼 밖으로도 나갈수 있지만 거기에는 대가가 있습니다. 바로 사회가 인핸서 화가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회는 로봇의 개입이 없는 순결한 신체, 즉 오가닉의 그림만이 진정한 그림이라 여기고 오가닉만을 화가로 인정해줍니다. 결국 화가를 지속하려면 인핸서가 되기를 포기하고 평생 집에만 있어야 하는 운명인 것이죠. 그러나 주인공의 제안으로 인해 화가는 자유로운 새 삶에 대한 열망에 눈을 뜨게 됩니다. 이후는 스포가 될 수 있어 생략합니다.

소재가 아주 신박한 한국 SF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가닉, 인핸서 등의 낯선 용어가 나오지만 소설의 큰 줄거리를 따라 읽다보면 금새 익숙해집니다. 배경은 미래이지만, 맥락 속에 숨어있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고민은 현대인들의 그것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무엇이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두께가 얇은 책이라 후루룩 쉽게 읽을수 있는것도 큰 장점입니다. 제목무터 표지까지 추운 겨울에 참 잘 어울리는 책입니다. 한번 읽어보시는것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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