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높새바람 43
이여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마지막까지 다 읽은 후 나는 아이들 모습에 한편의 순수한 영화 한편을 보고 난 느낌과 아이와 엄마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반성해볼 수 있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표지는 정말 소녀소녀스럽다..

 

 

책 내용보다 표지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책을 고르는 예비 5학년 딸아이가 정말 좋아하게 생긴 표지인 것이다.. 이 표지를 보고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는 말을 어찌나 계속 하던지.. 결국 책을 다 읽은 후 딸과 31 아이스크림 매장에 가서 둘만의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함께 읽은 책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도 <라이온 킹> 영화를 다시 한번 찾아서 보았답니다.. 책에 소개된 것은 라이온 킹 1인데 우리는 라이온 킹 1, 2 까지 몰아서 봐 주었답니다.. 그냥 보았던 것도 이렇게 책에 나온 걸 보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이걸 보면서 책의 내용이 한번 더 떠오르기 때문이지 싶다.

 

정말 소녀소녀스러운 표지를 넘기니 바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 책은 특이하게 차례가 없이 바로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

 

4월 7일 금요일, 진서

4월 8일 토요일, 민수

4월 9일 일요일. 진서

4월 9일 일요일, 민수

.

.

.

이렇게 여자 친구 진서와 남자 친구 민수의 일기처럼 두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폭풍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와 나의 아이들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 정말 많이 반성하면서 말이다.

 

영어를 잘하는 엄마에게 혼이 나면서 영어를 배우는 진서..

진서는 속으로 외친다..

으... 엄마한테 벗어나고 싶다!

엄마는 진서에게 대놓고 말한다..

오늘은 그만 하자. 혈압 올라서 더 못하겠어. 당장 외워. 밤에 시험 볼 거야.

 

예비 초등5학년인 딸아이와 나는 매일 같이 전쟁같은 공부를 한다.. 이게 바로 우리의 모습이지 않을 까 싶다.. 딸아이는 영어는 학원에서 배우고 나에게 수학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내 아이를 가르칠 때 반드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남의 집 아이라고 생각하고 가르치라는 것이다. 남의 집 아이라면 그렇게 혼내면서 가르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래도 그게 어디 말처럼 쉽게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또 틀렸어?? 다시 풀어.. 고쳐.. 여기까지 풀어..

아이의 속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너무 내 말만 하지 않았나 반성을 했다..

아이를 가르침에 있어 앞바라지가 아닌 뒷바라지를 하라는 말이 있다. 앞에서 엄마의 욕심대로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는 아이를 뒤에서 격려해주면서 필요할 때 밀어주라는 것이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딸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너도 진서처럼 수학공부할 때 엄마한테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한적 있지??

말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딸..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속으로 해야 하고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은 대놓고 무시하고 상처 주는 말만 하는 엄마의 모습을 반성하며 다시한번 딸아이의 맘을 많이 봐주기로 내 스스로에게 약속하고 다짐하는 부분이었답니다.

 

방송댄스가 좋아 방송댄스 학원에 계속 다니고 싶어하는 진서와 그만 다니라는 엄마..

 

결국 나는 다음 달부터 방송 댄스 대신 영어 학원에 다녀야 할 운명에 처했다.

진서야, 이젠 공부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돼. 금방 중학생 되고 고등학생 된다. 그리고 지금은 못 느끼겠지만 영어를 잘하면 여러 모로 유리해. 아빠가 사회생활하면서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점이야

아빠 말대로 영어를 잘하면 유리한 점이 많다는 것을 지금은 못 느낀다. 반대로 영어를 못하면 불리한 점이 많다는 것은 지금 사무치게 느낀다.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과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는 것..

이것은 우리가 자라면서 계속 부딪히면서 좌절하면서 알게 되는 것이 아닌가..

우리 딸아이는 동생의 모습이 생각나서 진서의 이 말에 너무도 동감한단다.

아이돌이 꿈이라며 방송 댄스 학원에 너무도 절실히 다니고 싶어 하는 예비초등생 둘째딸..

우리 가족의 모습이라서 그렇다는데..

아이에게 꿈을 가지라고 하면서 그 꿈을 어른들이 정해주고 있지는 않은지 참 모순된 이런 모습에 씁쓸하기만 하다..

 

아직 예비 초등 5학년이라 6학년이 안된 딸아이라서 그런가..

진서와 민수의 사랑같은 감정에는 별 재미를 못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민서의 이야기보다는 진서의 이야기에 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이 많았다고.. 아직 느껴보지 못한 이 둘 사이의 감정 대신 진서와 진서의 친구인 우희와의 우정이야기에는 폭풍공감하였다고 한다.. 아직 까지는 사랑의 감정보다는 친구와의 우정의 감정이 중요한 시기인 듯 하다.

그래서 진서와 우희가 교실문을 나가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고 한다.

 

팔짱을 낀 채 나란히 교실을 나가기에 문은 약간 좁았다. 둘 중 한 명은 문틀에 톡 부딪쳐야만 했다. 그걸 알면서도 우희와 나는 팔짱을 풀거나 몸을 틀지 않았다. 우리는 문 앞에서 싱긋 미소를 주고받은 뒤 그대로 문을 나갔다. 나는 오른쪽 어깨를 문틀에 부딪칠 마음을 먹고 우희를 내 쪽으로 살짝 끌어당겼다. 그런데 오히려 우희가 힘을 주어 나를 끌어 당겼다.

단짝 친구와 함께 이런 적이 있다고..

아직은 사랑의 감정에 눈 뜨지 못한 우정의 감정이 더 중요한 예비초등 5학년인 것이다.

 

책 마지막에 작가는 말한다.

자꾸 아이들을 가리치려고 하지마. 네가 뭔데? 그냥 동화는 재미있으면 돼.

 

그렇다.. 동화는 그냥 재미있으면 되는 것이고..

6학년은 6학년대로, 5학년은 5학년대로 그냥 그렇게 재미있게 즐기면 되는 것이다.

아직은 꿈도 많도..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걱정도 없는 순수한 아이들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