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 - 나노로봇공학자, 우리와 우리 몸속의 우주를 연결하다
김민준.정이숙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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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카테고리는 '기초 과학/교양 과학'으로 분류되어 있다. (알라딘 기준)


개인적으로는 분류를 하나 더 붙이고 싶다. 자기계발서적으로...!


우선 말해두자면 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아마 과학을 좋아한다면, 특히 기계공학과를 나왔거나 나노로봇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말은, 어쩌면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렵게 읽힐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저자의 과학적 성과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으니 그 부분이 알쏭달쏭하게 읽히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조금 다른 식으로 책에 접근해보았는데, 이 책은 훌륭한 자기계발서적이기도 한 것이다!


책은 저자의 과학적 성과와 저자가 이 연구를 하기까지의 과정,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와 도전하고 실패하는 일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그 중에서 저자의 인간관계와 도전, 실패의 과정, 저자가 아이디어를 얻는 과정에 집중하여 읽어내렸고, 뜻밖의 동기부여가 많이 되었다.


사실 책의 1장에서는 대뜸 저자가 스스로에 대해 소개하는 장이었기 때문에 과학 책이 아니였던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책장을 넘겼다. 책을 다 읽고나서는, 저자가 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두괄식으로 첫장에 요약하여 둔 것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최근 자기계발 서적이나 직무관련 서적을 읽다보면, 아이디어를 얻거나 생각을 확장시켜 나간다는 이야기를 자주 읽는다. 나는 오랫동안 문예창작과를 전공해왔고, 어릴 적부터 그것만 바라보고 살았던 탓인지 조금 다른 일을 하고자 마음 먹은 지금도 나도 모르게 생각이 소설로 튀곤 한다. 


그래서 직무 관련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건(이 책의 경우엔 연구지만) 어떤 것인지 늘 궁금했는데, 책은 그러한 궁금증을 2장에서 시원하게 저자가 아이디어를 얻고, 실천하여 결과에 가까워지는 과정을 기록해놓음으로써 어느정도 해소시켜준다! 


다른 이야기지만, 이런 식으로 여러 직업에 관련해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얻고, 실천하여 결과에 가까워지는 과정, 결과를 손에 쥐는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든 많이 읽고 싶다. 책에서 말하듯, "우리는 살아온 경험과 환경을 벗어나서 생각하기 어렵고, 자신의 환경 안에서 습득한 식견의 한계를 뛰어넘기 힘들"(189페이지)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나마 다른 사람들의 생각 매커니즘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다. 


내가 이 책을 훌륭한 자기계발서적이라고 생각하게 된 데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는데, 중간에 스승과 제자(인간관계) 관련하여 이야기할 때 '공부란 무엇인가?'와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참고로 저자는 공부에 관하여 '문제 해결 능력을 배우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공부는 끝이 없"는 것이다. (203페이지)


나는 이 말에 어느정도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최근 내가 느끼고, 생각하고 있는 것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공부와 경험은 그저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람들을 만나고, 부딪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서 도전하고, 경험한 것에서 어떠한 것을 느꼈다면 그것은 무엇이든 훌륭한 공부고 경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감명받은 것은 저자의 행동력이었다. 도전하는 것을 중요시 여기는 것만큼, 저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패를 해야하고, 실패를 하면서 성공에 가까워지는 것이니 너무 괘념치말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저자는 "어느날 문득 '자동차 생산라인 같은 제조 공정을 미시적 세계에 재현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139페이지)고, 그것을 지체없이 실현해서 어떤 식으로든 결과를 얻고, 경험을 해낸다. 무언가가 떠올랐을 때, 그것을 고민하지 않고 해내는 그 능력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기대를 갖는다. 내가 이 책에 대해 환상(?)을 가졌던 부분은 아무래도 나노로봇을 잘 모르다보니, 영화나 소설에서 보아왔던 인체에 작은 칩을 심거나, 초소형 카메라를 몸 속에 넣어서 삼키면 몸 안을 돌아다니며 안 좋은 부분을 찍은 후에 몸 밖으로 배출되는 그런 걸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책은 이러한 내용이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책은 내가 상상했거나 다른 사람들이 상상하고, 영화로 보아왔던 그 모든 것을 현실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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