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사람의 눈길을 피해 월선이가 정인 용이집을 찾아가는 장면의 초반에 묘사된 문장이다. 월선이가 이미 결혼한 용이의 집 앞을 그리움에 못이겨 배회하는 장면은 ‘제물에 희번득이며 팽팽히 들어찬 들물’..이라는 표현에서 충분히 의인화되며 다음 내용을 기대하게 한다.
이제 소설 《토지》의 1부를 읽었을 뿐이데, 조선말의 수많은 민초들의 일상과 고뇌가 하나씩 하나씩 멍울되어 그 느낌을 쌓아가는 기분이다,
그러나, 단지 묵직한 여운만 남겨주는 소설이라면 후세의 우리가 어찌 명작이라고, 고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토지》에는 땀 냄새 물씬 풍기는 사람 사는 이야기, 이루어질 수 없어 더 없이 소중하고 슬픈 사랑 이야기도 군데 군데 배치되어 독자들이 지루할 틈을 전혀 주지 않는다.
새해와 함께 읽기 시작한 소설 《토지》는 클럽일정과 같이 한 달에 1권 읽는 것으로 넉넉하게 잡았으나, 실행은 그렇게 이루어질 것 같지가 않다. 우선, 다음 내용이 무지 궁금해지기도 하거니와, 중간에 너무 뜸을 들이다보면 대하소설의 특성상 앞뒤 연결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금년에는 아마 《토지》 완독이 가능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