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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옷을 입은 아이들 ㅣ 보름달문고 36
김진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고양이 학교> 시리즈를 쓰신 김진경 작가 선생님의 글을 처음 접하면서 재미있을거란 생각부터 먼저 들었다. <거울 옷을 입은 아이들> 이란 책 제목의 표지는 파란색 바탕에 세명의 아이들이 각자 다른 방향을 보고 있고 박새 한마리가 아이들을 이끌고 가는 모습이 보인다. 표지의 위쪽은 건물들이 거꾸로 그려져 있고, 아래쪽은 이상한 풀들이 그려져 있는 그림이다. 책장을 넘기면 깨진 거울을 향한 박새의 몸부림이 느껴지는 그림, 그 다음장은 노을로 가득찬듯 분홍 바탕에 회색 건물들과 초록풀들이 위아래로 마주보고 있다.
이 책에는 선영, 미나, 지희 라는 세명의 여자 아이의 이야기를 각자의 입장에서 하고 있다.
선영이는 아빠의 회사가 어려워져 가족들은 떨어져 살아야 했다.동생인 선호는 너무 어려서 엄마가 데려가고 선영이는 친척집에 잠시 맡겨지면서 어른스러워졌다. 아빠의 사업이 오래지 않아 회복되고 다시 가족들이 살게 되었지만 동생 은호는 급성폐렴으로 죽은 후였다.부모님은 서로를 원망하는 것처럼 보였고 두분다 일만 열심히 하고 선영이의 아픔을 알지 못했다. 또, 학교에서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제일 친한 친구 미나 마져 예기하기 힘들어진 상대가 되어서 마음의 짐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가 없다. 선영의의 어른스런 모습은 나의 아이에게 원하는 모습의 아이일지도 모른다. 선영이의 가족들의 식사를 하는 모습은 커다란 의자 위에서 아무런 말도 없이 밥을 먹는 모습의 그림이 그려져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선영이네 가족들은 다른 사람과는 전혀 상관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란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덕길에 있는 볼록거울을 통해 자기 자신의 모습과 만나고 포근함마저 느끼는 장면에서 선영이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을거란 생각에 기뻤는데 현실에서는 많이 다쳐서 의식불명이 되었다는 말에 마음이 아팠다. 며칠후엔 선영이도 깨어나고 부모님의 사이도 선영이의 마음도 알아주는 부모님으로 돌아와서 너무 감사했다.
미나는 어릴 때 부터의 별명이 공주병이었다. 4학년때까지 거울을 달고 살았고 5학년때는 지희 패거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거울을 잘 보지 않았다.거울을 보면 자기 얼굴이 괴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자기 자신을 들여다 보지 못하는 아이. 그것 때문에 거울을 볼때 마다 검은 그림자를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연필을 깍아 필통에 가지런히 넣는 것에 집착하는 버릇도 있다. 거울 속에 비친 교실의 모습은 지희 지갑 사건이 있던 날을 보여주었고 선영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한다고 미나는 생각했다.미나의 잃어버린 아니 잊고 싶어하는 기억을 그 거울이 대신해서 보여주는 것처럼 보였다. 미나는 거울속에서 진실을 보고 나서 선영이에게 미안한 마음과 자신을 괴롭혔던 지희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난감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선영이 책상에 지갑을 넣었다는 사실을 지희에게 말한 그 용기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지희는 엄마 아빠에게 대접받는 언니와 아들이라 대접받는 남동생 사이의 둘째로 부모님의 사랑을 적게 받고 자라났다고 생각한다. 늘 아파서 자리에 누워있는 엄마, 새여자가 생겨서 집을 나간 아빠에게의 불만이 쌓여 다른 사람을 믿고 기대지 않을꺼라는 생각을 하고 살아간다. 학교에서도 마음에 들지 않은 아이들을 괴롭힌다.지희는 자신의 가방에서 미나의 필통이 나와 그것을 돌려주러 학교로 돌아가면서 미나가 한짓이라 단정을 한다. 선영이가 많이 다쳐 의식 불명이라는 말에 걱정이 되면서도 아닌것 처럼 행동을 한다.미나가 선영이의 책상에 지갑을 넣었다는 사실을 지희에게 고백을 하고 미나가 지희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자신의 마음 한켠에 자리잡은 아빠에게 기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선영, 미나, 지희 이 세아이는 거울을 통하여 본연의 자기 자신과 만나고 그 내면의 세계를 통해서 진실된 이야기들을 알게 된다. 사람들은 자기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이가 몇이나 될까? 자기자신보다 가족들을 아님 타인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이들이 많을것이다. "자기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남을 사랑할 줄 안다" 는 말들을 주위에서 많이 하고 있다. 이 말처럼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을 먼저 가지고 나서 남을 생각한다면 더 좋은 삶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