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ㅣ 비룡소 클래식 21
루머 고든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조안나 자미에슨.캐롤 바커 그림 / 비룡소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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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만들어진 재료도 생김새도 다른 도티, 플랜태제넷 씨, 버디, 애플, 다너. 도티를 제외하고 버려지고 잊히는 상처를 받은 인형들은 에밀리와 샬럿을 만나 가족이 되었다.
  그들에게는 소원이 하나 있었다. 따뜻하고 아늑한 안식처가 되어줄 집을 갖는 것이다. 인형은 말할 수 없으므로 간절히 소원을 빌었고 소원이 이루어져 집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그 집에 원래 살던 잔인하고 거만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마치페인이 오자 에밀리는 아름다운 마치페인에게 반해 플랜태제넷 가족을 해체했다. 애플은 마치페인의 아들이 되었고, 도티와 플랜태제넷 부부는 하인으로 전락했다.
  어느 날 애플이 불에 탈 위기에 처하자, 버디는 자신을 희생하고 애플을 구한다. 마치페인의 마법에서 벗어난 에밀리는 자기 잘못을 깨닫고 마치페인을 박물관에 보낸다. 버디의 희생으로 플랜태제넷 가족은 다시 평화롭고 행복한 일상을 찾게 된다.

  플랜태제넷 가족은 나무, 도자기, 셀룰로이드, 플러시 천, 털실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인형들이다. 만들어진 재료도 생김새도 성격도 다르지만, 그들은 가족이다. 그들이 가족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에밀리와 샬럿 덕분이다.
  인형은 자기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사람의 손에 자신의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착한 아이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플랜태제넷 가족은 운이 좋았다. 물론 에밀리와 샬럿도 운이 좋았다.

  플랜태제넷 가족과 에밀리, 샬럿은 말로 얘기할 수는 없었지만, 간절히 바라는 소원으로 소통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인형은 스스로 할 수 없기에, 끊임없이 바라고 바라고 바랄 수밖에 없다. 그 바람은 에밀리와 샬럿의 마음에 닿아 소원이 이루어진다. 서로 마음이 통한 것이다. 플랜태제넷 가족이 바란 간절한 바람은 인형들의 소원을 이루어 주면서 에밀리와 샬럿을 성장시키는 힘이 되기도 했다.
  마치페인의 등장으로 위기가 찾아왔다. 아름다운 마치페인에게 마음을 뺏겨 가족의 소원을 듣지 못했고, 가족은 해체될 뻔했다. 서로 소통하지 못할 때 가족은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플랜태제넷 가족의 간절한 바람과 버디의 희생이 에밀리와 샬럿의 마음을 움직였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마치페인과는 소통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마음이 통하는 플랜태제넷 가족을 선택했다.

  '인형들은 늘 불안하고 가끔 위험한 일을 당하기도 한다. 인형들은 선택될 뿐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다. 어떤 일이든 사람이 해 주어야지 스스로 '할' 수도 없다. 어떤 아이들은 이런 사실도 모르고 인형한테 못되게 굴기 일쑤다. 그러면 인형은 상처받고 괴롭힘당하다 버려진다. 나쁜 일을 당해도 인형은 말 한마디 못하고 상처받고 괴롭힘당하다가 결국 버려지고 만다. 인형이 있는 사람은 이 사실을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


<부엌의 성모님>

  다른 사람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하는 그레고리가 유일하게 마음을 여는 상대는 고양이 루틀과 가정부 마르타 아줌마다. 그런데 마르타 아줌마는 부엌에 '성스러운 자리'가 없어 슬퍼한다. 마르타 아줌마가 떠나는 것이 두려웠던 그레고리는 '성스러운 자리'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레고리는 다른 사람뿐 아니라 부모님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가 마음을 연 대상은 버려지고 학대받은 고양이 루틀과 전쟁으로 고향을 떠나 멀리 타국에서 외롭게 지내는 가정부 마르타 아줌마뿐이다. 그레고리는 왜 루틀과 마르타 아줌마에게만 마음을 열었을까? 그건 이들이 자신과 비슷한 슬픔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레고리는 어릴 적 바쁜 엄마의 부재로 인한 슬픔과 외로움으로, 마음의 문을 닫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졌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감정을 교류할 줄 모르는 아이가 되었다. 그런 그레고리가 유일하게 마음을 연 마르타 아줌마가 떠나면, 안정되고 행복한 지금의 생활이 깨질까 두려웠다.
  그레고리는 성화를 찾기 위해 자기의 세계에서 밖으로 나오게 된다. 처음엔 다른 사람과의 교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성화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재료를 마련하기 위해 처음 보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자신이 바라는 것을 얘기하기로 하며 마음의 문을 열어 간다.
  자신의 소유에 집착하던 그레고리는 마지막에 아끼는 그림까지 포기한다. 자신의 소중한 것을 마르타 아줌마를 위해 버린 것이다.
  슬픔과 외로움으로 마음을 닫았던 그레고리가 다시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것을 포기하는 선한 마음이 읽는 내내 마음을 푸근하게 했다.

  '네가 뭘 했느냐고? 많은 걸 했지. 처음에는 마르타 아줌마도 루틀을 만지게 해 주었지. 그러고는 네 그림을 포기했어. 시계도 포기하려 했고. 그리고 절대로 못 들어오게 하던 다락방에 우리를 들여보내 줬잖니.'
  '그래! 우리를 들여보내 주고, 너 밖으로 나왔어.'


  먼저 읽은 '비밀의 화원'은 부모의 무관심과 방조로 타인과 단절된 아이가 자연으로 치유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관계가 회복되고 성장하는 이야기였다면 '인형의 집'은 인형의 간절한 바람이 사람에게 닿아 소원을 이루고 위기 속에서 마음이 통하는 존재를 알아보고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리고 '부엌의 성모님'은 슬픔과 외로움으로 마음을 닫았던 아이가 타인에게 성화를 만들어 주기 위해 세상으로 나오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자기 것을 포기하며 세상과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하는 이야기다.
  '비밀의 화원'의 키워드가 '자연'이라면, '인형의 집'은 '바람', '부엌의 성모님'은 '성화'인 거 같다.


※ 우주 @woojoos_story 진행 비룡소 @birbirs 도서지원으로 우주세문단 단톡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우주세문단 #비룡소 #평생읽는클래식프로젝트 #인형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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