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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 ㅣ 비룡소 클래식 27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김옥수 옮김, 찰스 로빈슨 그림 / 비룡소 / 2011년 4월
평점 :
업무에 바쁜 아빠와 파티와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엄마의 무관심,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는 아야의 손에서 자란 메리는 고집불통에 이기적인 아이로 자라났다. 제대로 된 보살핌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 사랑을 받지 못하는 대신 무엇이든 원하는 걸 마음껏 누린 메리는 사랑의 결핍을 버릇없고 폭력적인 심술로 채웠다. 거기다 병약해서 노르끼리한 얼굴에 비쩍 말라 못생긴 데다 심술꾸러기인 메리는 인기가 없다.
사랑과 보살핌 속에 자라야 할 시기에 무관심과 방임 속에 거기다 무조건인 복종 속에 살았다면 폭군으로 자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이에게 양육자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훈육이 얼마나 필요한지 느낄 수 있다. 아이는 누구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얼굴도 아름답고 예의도 발랐다는 저 애 엄마가 아이 방에 자주 들락거렸더라면, 아마 저 애도 아름답게 행동하는 방법을 배웠을 거요. 아름다운 부인이 불쌍하게 죽은 지금, 그 부인에게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니 참으로 슬픈 일이오.'
콜레라로 부모가 돌아가시고 메리는 유일한 혈육인 고모부가 사시는 요크셔의 미셀스웨이트 장원으로 보내진다. 자기가 살던 인도와는 전혀 다른 환경의 황무지에서 살게 된 메리는 더 심술 맞은 아이가 되었다. 하지만 장원의 하녀 마사는 순종적이던 아야와는 달랐다. 심술을 부리며 잘 먹지도 않는 메리에게 밖에 나가서 놀라고 한다. 그러면서 '비밀의 화원'에 대한 이야기한다.
고모부인 크레이븐씨는 부인을 잃고 그녀가 사랑했던 화원의 문을 닫아버리고 열쇠를 땅에 묻어 아무도 출입하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그 화원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의 화원'이 되었다.
크레이븐씨는 사랑하는 부인의 추억이 가득한 화원을 보는 것이 너무 아팠을 것 같다. 거기다 아들은 약하게 태어나서 자신처럼 불구로 살던지 오래 살지 못할 거라는 말을 듣고 절망감에 빠져서 현실로부터 도피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사랑하는 부인을 떠올리게 하는 화원과 집과 아들을 떠나 해외로 떠돌아다닌다.
그 뒤로 메리는 '비밀의 화원'을 찾아 정원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다 정원에서 만난 울새의 도움으로 '비밀의 화원'에 들어가는 열쇠와 문을 찾게 된다. 그곳은 누렇고 회색으로 변해있었지만, 환상적인 곳이었다. 메리는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몰래 화원을 가꾸기로 한다. 자신만의 '비밀의 화원'을.
하지만 메리는 화원을 가꾸는 방법을 몰랐다. 그러다 생명체라면 누구나 사랑하는 미사의 동생 디콘의 도움으로 정원을 가꾸기 시작한다. 메리는 땀 흘리며 일을 했기 때문에 식사도 잘해서 살도 오르고 몸도 점점 튼튼해졌다. 누렇던 피부도 환해지고 예뻐졌다.
자연의 생명력은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자연에서 뛰놀며 자연의 생명력을 직접 느끼며 햇살을 벗 삼아 살아가는 아이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자연이 자라고 변화하듯 아이들도 변하는 것 같다.
'메리는 온몸으로 밀려드는 기쁨에 두 손을 꼭 쥐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봄날의 하늘이 너무나 파란데다가 거기에 분홍빛과 진주처럼 하얀빛이 넘쳐흐르고 있어 메리는 휘파람을 불며 커다랗게 노래를 부르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메리는 누군가의 울음소리를 듣게 된다. 바로 사촌인 콜린의 울음소리다. 콜린은 자기를 낳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부재와 약하게 태어나 일찍 죽거나 불구로 살게 될 거라는 불안감 속에 살아간다. 거기다 자신을 멀리하는 아버지가 자기를 미워한다는 생각에 더욱더 고집불통의 심술꾸러기가 되었다.
하지만 메리를 만나며 콜린은 변하기 시작한다. 심술꾸러기는 심술꾸러기를 알아보는 건지 메리는 제멋대로인 콜린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알고 있다. 콜린은 메리에게서 '비밀의 화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기가 직접 '비밀에 화원'에 가기로 한다. 밖으로 나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던 콜린이었지만 호기심이 불안함을 이겼다.
자기는 일찍 죽을 거라는 두려움에 살아가던 콜린은 '비밀의 화원'에서 어떤 마법적인 힘을 느끼고 휠체어에서 일어나 걷게 된다. 그 뒤 콜린은 마법의 힘을 믿고 건강해져서 영원히 살 거라고 과학적 마법시험을 시작한다. 콜린은 메리와 디콘과 함께 웃고 떠들며, 화원을 가꾸며 점점 건강해진다.
콜린이 매일 외우던 마법 주문은 긍정적인 마음인 거 같다. 그전엔 죽는다는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좋아질 거라고, 건강해질 거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니 그의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다.
그 긍정적인 생각 안에는 아버지에게 기쁨을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자신을 보며 걱정하고 슬퍼하는 아버지에게 자신은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아버지에게 닿은 것인지 먼 해외에서 크레이븐 씨는 집으로, 정원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급히 귀국한다. 그리고 '비밀의 화원'에서 마법처럼 뛰고 있는 아들을 만난다.
'네. 저를 이렇게 만든 것이 화원이에요. 그리고 메리와 디콘과 동물들... 그리고 마법.'
어릴 때 '비밀의 화원'을 읽을 때는 '비밀의 화원'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나도 그런 비밀 장소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커서 다시 읽으니 화원보다 아이들이 보이고, 그들의 환경이 보였다. 무엇보다 엄마들을 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 메리의 엄마와 디콘의 엄마는 대비를 이룬다.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아이를 버려둔 메리의 엄마와 반대로 홀로 열두 명의 아이를 키우면서 모두를 품어주고 사랑으로 양육하는 디콘의 엄마 수전. 엄마의 사랑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집불통에 이기적이던 메리와 모든 생명체가 믿고 사랑하는 디콘을 보면 알 수 있다.
아이를 사랑하며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엄마 수전은 따뜻하고 배려심이 깊다. 누구에게든지 바른말을 하는 믿음직한 분이다. 이런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가 바르고 따뜻하지 않을 수 있을까?
비룡소 '비밀의 화원'을 읽으며 특이했던 점은 요크셔 사투리였다. 번역하면서 요크셔 지방 말을 우리나라 사투리로 표현한 점이 낯설면서도 재미있었다. 우리나라에 맞게 번역해주신 재치가 돋보였다.
나는 요즘도 마법 가득한 '비밀의 화원'을 꿈꾼다. 그래서 넝쿨이 가득한 곳을 보면 혹시 저기 어딘가 화원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비밀의 화원'을 꿈꾸지 않을까? 자연의 마법이 가득한 그곳을.
※ 우주 @woojoos_story 진행 비룡소 @birbirs 도서지원으로 우주세문단 단톡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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