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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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작가의 <디디의 우산>
처음 접해보는 작가의 소설이었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제목에서 주는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와 달리 담담하고 씁쓸하기도 한 진중한 분위기의 소설이지만 마냥 암울하고 슬프지만은 않은 소설이었다.
무엇인가를, 누군가를 잃고 난 후, 살아남은 자들의 쓸쓸하고 무력한 삶이 무채색으로 점철되고 얼마나 자신을 갉아먹을 수 있는지..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무채색 세상에서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는 것 만 같았다.

이 책은 연작 소설 성격의 중편소설 2편이 수록되어 있다.
서로 다른 공간, 서로 다른 시간, 서로 다른 인물, 서로 다른 사건들이 하나의 공통된 의식의 흐름처럼 공명하며 이어지는 것 같은 이야기..
소설 속 배경과 사건들이 이 시대의 흐름과 너무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픽션이 아닌 논픽션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서로 맞물리며 그 안에서 살아 숨쉬는 인물들의 감정과 생각들이 고스란히 전달해져온다.

목공소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둔 d.
형편없는 솜씨를 지닌 밥벌이로서 그 일을 하고 있지만 그의 아버지는 그의 일을 신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d는 그런 아버지를 혐오스러워하며 그의 일은 신성한 것이 아닌 노동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에게 dd와의 만남은 충격이자 삶의 전환점이 된다.
그에게 어떤 의미도 없었던 그의 인생이 dd를 만나면서 신성한 어떤 것이 된다. 사랑을 알게 되면서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다고 깨닫게 된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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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인간의 마음은 턱에 있다고 d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턱이 아팠으니까.
d는 종일 입을 다물고 있었고 때때로 피 맛을 느끼고 입을 벌렸으나 아무리 혀로 더듬어도 출혈은 없었고 다만 그때마다, 그때까지 자신이 얼마나 입을, 턱을 세게 다물고 있었는지를 알았다...“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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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느덧 그의 삶의 존재의 이유였던 dd가 죽은 이후 d는 또 다른 죽음의 세계에서 살게 된다.
dd가 없는 세상에서 매일매일 죽음을 떠올리던 d.
그러나 그는 여소녀와의 만남 이후 다시 세상 밖으로 한 발자국씩 내딛고 있다..
dd의 물건을 돌려보내며 세상과 단절했던 그는 여소녀의 사무실에서 dd의 유품인 레코드판을 돌려 음악을 들음으로서 세상으로부터 단절되고 침잠한 상황에서 벗어난다.

' 2014년 세월호참사와 2016~17년 촛불혁명이라는 사회적 격변을 배경에 두고 개인의 일상 속에서 ‘혁명’의 새로운 의미를 탐구한 작품들이다' 라는 소개글을 보면서 사회나 역사속에서 '혁명'이 아닌 개인에게 '혁명'이란 과연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거대한 물줄기 속에서 이리저리 휘둘릴 수 밖에 없는 민초들의 삶 속에서 그러한 커다란 의미를 지닌 혁명을 감내해야할 대가는 무엇일까? 그럼에도 우리가 그러한 혁명을 해나가야할 까닭은 무엇일까?

삶과 죽음 , 사랑과 상실, 희망과 절망이 혼재된 인생이
쓸쓸하지만 쓸쓸하지 않고 절망적이지만 절망적이만은 않다고 한다.

누구나 모두 무언가를 잃으며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다시 살아간다면 ..잃은 것 대신 ..
새로운 무언가를, 따스하고 무언가를 만날 수 있다.
비오는 날 씌워준 따뜻한 dd의 우산처럼,
또 다른 따스함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디.

“모두가 돌아갈 무렵엔 우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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