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툰 - 비빔툰 에피소드 1 문지 만화 1
홍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 사회에서 부부란 매우 모범적인 유일한 성관계를 맺을 수 있는 관계로 인식된다. 그래서 더더욱 아이러니하게도, 야한 얘기는 부부을 중심으로 그려지는 영화나 만화는 드물다. 대체로 성인 만화에서의 '야함'은 애인이나 불륜 등등을 이용하여 오히려 비모범적인 케이스로 그려야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고 알려져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것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부부를 성애만화의 주인공으로 잘 안하는 또하나의 이유는, 아직도 만연한 부부의 성관계는 매우 모범적(?)일것 이라고 생각해버리는, 모범적이어야한다고 생각하는, 보수적인 사고방식에서 나오는것일게다. 감히 어찌 부부를 가지고 그런 묘사를...한 가정의 아버지 어머니가 그럴수있는가? 같은 이상한 기대와 단정을 가지고 처음부터 재미없게 치부해버리는것이다.

홍승우의 <야야툰>이 높이 평가되어야 할 부분은 이것이다. 비빔툰에서 계속 보여지던 망가지고 지친 부부를 주인공으로 삼아, 오히려 그들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부부의 모습이다, 아기를 가진 지친 생활을 하는 평범한 이들 부부에게도 로맨스와 섹스는 중요하고 자연스레 생활에 녹아있는 것이다 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얘기하고 있다. 동시에 모든 다른 부부들의 일상도 이럴것이다라는 것을 함축하며, 그러한 독자들의 공감을 살 것이다.

현재 부부의 생활에서의 성을 얘기하면서 빠뜨리지 않고, 유년기의 성장과정에서의 성을 흑백의 다른 그림체로 묘사한부분은 정말로 이 만화에서의 백미이다. 작가가 남성인지라 여성의 유년기의 성에 대해선 그려지지 않고 대체로 남성 위주의 시각에서 그려졌으나, 그만큼 더 자신의 얘기에 있어서는 노골적이고 솔직하게 묘사하기도 했다.

평범한 가족과 부부를 가지고 이렇게 야한(?) 내용을 자연스럽게 비벼내는 작가의 능력과 솔직함이 매우 뛰어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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