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하게 본문의 문장을 끌고 왔는데도, '어빙 고프만'이 어떤 것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해한 대로 풀이해보자면, 사람은 연기하는 존재이며, 역할에 맞게 행동하면 스스로 쌓아온 자신의 모습이 되고자 하는 모습을 향해 간다는 뜻입니다. 심리학을 정확하게 알지는 못해서 어떤 이론이 뒤에 이어질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사고를 했는지는 명확하게 윤곽선이 보입니다.
역시, 명언이라는 것이 이런 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는 '한 줄 요약'이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명언은 보통 삶을 관통하는 말이나, 학자의 견해가 압축성을 띠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풀이되어 전해질 때 비로소 전해져 내려옵니다. 따라서, 명언을 모아서 읽어본다는 것은 핵심 축을 읽어본다는 뜻입니다. 함축적으로 전해진 말은 '시'처럼 읽기 힘든 면도 있으나, 명언은 보통 문학적으로 큰 의미를 갖고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시고의 흐름을 한눈에 보기에는 손색없습니다. 제목 그대로 명언이 가진 특성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명언이 주제별로 분류가 되어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주제별로 학자의 사고를 비교해볼 수 있고 인물에 대해서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책의 대부분 분량이 명언 모음에 맞춰져 있어 내용 자체로 비교는 힘들지만, 어떤 주제에 관한 심리학자의 존재를 알아보는 것 자체로 연계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저와 같은 아는 심리학자라고는 '프로스트, 융, 파블로브, 밀그램, 아들러, 고프만' 정도의 초보자인 저에게 말입니다.
다양한 학자들의 견해(35人)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심리학 책을 많이 읽어보지도 않았고, 초심자로써 어던 인물이 어떤 사고를 가지고 심리학은 연구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교양서적으로 심리학을 많이 접해 본 사람이라면 쉽게, 원하는 심리학 지식을 찾기 위해 알맞은 학자의 저서를 읽어볼 수 있겠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은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다양한 학자들의 말을 짧은 구절로 전해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입니다.
숙련자에게 있어 선배 심리학자들의 짧은 말 한마디가 오히려 보다 깊은 성찰을 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명언으로 접한다는 것은 함축성을 띠기 때문에 지나가는 한 구절의 말로 읽었던 책의 내용이던, 배웠던 심리학 지식이던 자신의 생각을 환기하는 데 유용합니다. 자신이 깊이 있게 다루는 주제 이외에 주변을 둘러본다는 것은 어느 학문에서나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
다만, 자료의 출처. 즉 책의 구절 중 하나라면 어디서 나왔는지 부록에 첨부를 해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작은 글씨로 2장 정도) 심리학자들이 남긴 말들만 적혀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심리학에 대해 막 알아보고자 마음을 먹고 읽은 책이어서 더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명언을 읽고 나서 관심이 생겼다면, 그 주제에 대한 책을 읽어볼 수 있도록 이어지는 흐름이 있어야 하는데, 그 흐름이 깨졌습니다. 물론 진정으로 찾아보고 싶다면 영어 원문을 검색해서 찾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아쉽습니다. 명언집을 보고서 맘에 드는 설명이 있으면 바로 책을 찾아 읽으려고 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심리학자들은 한 명 한 명이 모두 중요한 사람들인데, 그에 비해서 설명이 부족한 점이 있어 보입니다. 물론, 숙련자가 정독할 책은 아니라서 굳이 상술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초보자의 입장에서도 조금 더 자세하게 서술이 되어 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명언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추측이 가능하지만, 명언을 이해하는 데에도 좀 더 이론 설명이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