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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의 눈 ㅣ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11월
평점 :
예전에 '킬리만자로의 눈'을 분명, 읽었다. 그런데 무슨 이야기인지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뭔가 심각한 것을 직면하며, 주인공인 남자가 무척 신경질적이었던 기억. 그 분위기만 기억했다.
그런데 이번에 책을 읽으며, 드디어 킬리만자로 산에 오른 기분이다.
죽음에 직면한, 고독한 남자의 이야기다. 이야기며 문체가, 표지에 실린 '헤밍웨이' 그대로였다.
헤밍웨이는 이토록 거칠고, 투박하고, 직설적이며 또 섬세한 내면을 가진 사람일까.
엽총자살로 생을 마감할 때, 이렇게,< 킬리만자로의 눈> 남자 주인공처럼 불안하고 흔들리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삶을 반추하고, 눈물겹도록 사랑했던 여자를 그리워하며,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는 여자에게도 온전하게 마음을 주지 못하는,, 헤밍웨이 그 자신.
이 소설을 읽는 동안, 한 남자의 고독한 죽음의 여정에 함께 했다.
헤밍웨이와 킬리만자로 산 아래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다.
그래. 이제 그는 죽음에 관해 관심을 두지 않기로 했다. 한 가지 그가 항상 두려워했던 것은 고통이었다. 그것이 너무 오랫동안 자신을 기진맥진하게 만들기 전까지는 누구 못지않게 고통을 참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지독한 상처를 지니고 있었고 그것이 자신을 파괴하고 있다고 느꼈을 즈음, 그 고통은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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