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종교를 비판하다
브룩시 카베이 지음, 남호 옮김 / 새론p&b(리얼북)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브룩시 카베이는 예수를 살리기 위해 기독교의 종말을 선언한다. 믿음을 돕기 위해 제도화된 기독교는 이제는 절대자에 도달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고 카베이는 생각한다. 곧 기독교가 종교를 위한 종교, 다시 말해 성경 속의 '우상 숭배'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돌려서 말하고 있다. 우상숭배가 무엇인가? 그 본질을 보지 못하고 외식(겉치레, 형식)에 집착하는 것이다. 기독교는 예수가 가르쳤던 사랑과 용서와 화해의 정신을 실천하기 보다, 대궐같은 교회를 짓고 그 바깥의 많은 길 잃은 양들을 배타시하고 있으며, 예수를 팔아 장사를 하고 있다. 면죄부를 팔던 시대나, 특별헌금을 통해 천국행 티켓을 사는 시대나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카베이의 주장이 파격적으로 들리지만 사실 특별한 것도 아니다. 예수는 교회를 건물로 이야기한 적이 없다. 예수는 자신을 걸어다니는 교회(성전)라고 생각했으며, 초기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을 교회를 이루는 돌의 하나라고 생각했다. 곧 교회는 특별한 건물이나 장소가 아니라 '관계'였던 것이다. 그런데 현대 기독교는 교회를 절대자가 임재하는 '신성한 장소'라고 주장하며, 그 안에 예수를 가둬놓고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예수를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는 사람들더러 교회로 오라고 강요하지 말고, 예수를 풀어줘 모든 길잃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본래적인 의미의 '예수를 따르려는 사람들'이라면 카베이의 말이 당연한 주장으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내용조차 기독교 보수근본주의의 입장이 주류인 우리 교계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가차없이 이단이라고 말할 목사님들도 있을 것이고, 어쩌면 신도들에게는 금서명령을 내리지는 아닐지... 

기독교의 타락과 무신론의 반격 속에서 갈곳을 몰라 헤메이며, 그러나 절대자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포기할 수 없고,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버릴 수 없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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