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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생각
박상재 지음, 김현정 그림 / 샘터사 / 2024년 11월
평점 :
표지 속 볼이 빨간 여자아이는 누구일까? 짧은 단발머리에 한복을 입은 여자아이는 무엇을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하다. 표지 속 여자아이는 바로 순이로 《어린이》 잡지에 「오빠 생각」을 발표한 최순애 선생님이다. 「오빠 생각』 그림책에서 독자는 100년이 넘도록 불리는 동요 속 주인공을 만날 수 있다.
붉은색 실로 책을 엮어 누드 제본으로 만들었다. 순이의 빨간 치마와 면지에 빨간색은 오빠를 그리워하는 순이의 마음을 나타낸 듯하다. 오빠를 그리워하는 순이의 모든 순간을 빨간색 실로 엮음으로써 순이의 일상이 온통 오빠 생각으로 가득 차 있음이 느껴진다.
동요로 알고 있던 「오빠 생각」을 이렇게 오빠를 그리워하는 누이를 주인공으로 그린 그림책을 만나니 색다르게 다가온다. 실제로 서울로 간 신복 오빠를 기다리며 썼다는 사실에 놀란다. 수원에 살던 순이는 서울인 북쪽 하늘을 보며 오빠를 기다린다. 북에서 기러기도 날아오는데 왜 오빠만 오지 않는지 기다리는 그 마음속 그리움이 온전히 전해진다. 이렇게 오빠를 기다리는 순이의 마음이 독자들에게 애잔하게 전해져 오빠는 왜 이리 오지 않았는지 알고 싶어진다.
최순애 작가님의 오빠는 최영주로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으로 유학 가 관동대지진 조선인 대학살을 겪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뒤 방정환 선생님과 함께 어린이 운동을 펼치기도 하고 잡지사 편집자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명성이 자자한 편집자이니 서울에서 수원 고향으로 자주 오지 못했으리라 그 오빠를 기다리며 쓴 시가 「오빠 생각」이고 독자 솜씨 마당에 실린 시를 보고 박태준 작곡가가 곡을 써 동요 「오빠 생각」 이 탄생했다. 시가 쓰이고 동요가 만들어진 과정을 알게 되니 노래와 책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오빠를 그리워하는 순이의 마음을 꾸밈없이 순수하게 그려내고 싶었다고 한다. 작가는 그림에 여백을 일부러 두어 그림책을 읽는 독자가 빈 공간에 독자만의 감정을 그려 넣게 한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기러기와 순이 사이 빈 공간은 오빠와 순이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 수원과 서울 간의 먼 거리뿐만 아니라 아무리 그리워해도 볼 수 없어 그리운 그 마음을 표현한 듯하다.
2025년 「오빠 생각」 이 발표된 지 100년이 된다고 한다. 어린이들과 「오빠 생각」 노래를 부르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야기할 때 읽기 좋은 그림책이다. 그림책을 읽은 뒤 어린이들과 그리워하는 대상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그리움에 대해 공유하면 좋겠다. 그리고 「오빠 생각」 동요를 꼭 부르자. 어린이들이 자기만의 그리움으로 부르는 「오빠 생각」이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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