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을 자르면 ㅣ 라임 그림 동화 39
디디에 레비 지음, 피에르 바케즈 그림, 이세진 옮김 / 라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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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는 손에 가위를 든 상어가 보인다. 상어는 가위로 그물을 자르고 수많은 생선은 그물을 빠져나온다. 표지 속 저 상어는 누구이고 왜 그물을 자르고 있는 것인가?

 

가라앉은 멜빈호에서 올로는 진료소를 열어 그물에 걸려 다리가 엉킨 낙지 등 다양한 바다 생물을 치료한다. 올로의 활약은 대규모로 상업적 어업을 하는 이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 그들은 올로를 찾아 커다란 수족관에 넣어 구경거리로 만든다. 올로는 어떻게 될까?

 

『그물을 자르면』는 무분별한 남획과 해양 환경 파괴로 해양생물 멸종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쓴 빨대, 비닐봉지, 플라스틱 제품이 해양 쓰레기가 되어 바다 생태계를 망친다고 생각하지만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쓰레기보다 폐그물 등과 같은 어업 장비와 대량 어획이 바다 생태계에 더 큰 영향을 준다. 특히 10km 길이의 그물로 바다 밑바닥까지 긁어 물고기를 잡는 저인망 조업은 바다 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바다 생태계를 파괴한다. 『그물을 자르면』 표지에서 올로가 자른 그물이 바로 저인망 조업에 사용하는 그물인 듯하다. 『그물을 자르면』을 상업적 어업과 관련한 해양 생태계 파괴로 연결하여 읽고 싶다면 '씨스피라시(Seaspiracy)'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길 추천한다.

 

디디에 레비 글 작가는 독자에게 바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그물을 욜로가 잘라야 하는지, 우리 인류가 잘라야 하는지 묻는다. 올로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마지막 문장은 인류가 올로가 되어 바다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메조틴트 기법으로 표현한 『그물을 자르면』 은 깊이감이 남다르다. 벨벳 같은 질감과 풍부한 흑백 톤으로 인해 심해 속에 있는 듯하다. 작가는 심해를 표현하기 위해 메조틴트 기법을 활용하였을 것이다. 『그물을 자르면』 그림을 유심히 살피면 긁힘의 정도에 따라 어둡게 표현된 곳과 밝게 표현된 곳을 볼 수 있다. 섬세한 명암 표현이 특징인 메조틴트 기법이 잘 드러난다.

 

어린이들과 함께 읽을 때 『그물을 자르면』에서 말하는 그물이 무엇인지에 관해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 실제 그물을 의미할 수 있지만 다양한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또, 제목을 활용하여 문장 만들기를 해도 좋겠다. '그물을 자르면' 어떻게 될지를 써 보면서 바다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물을 자르면』의 원제는 『OLO, Naissance d'un héros 』이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올로, 영웅의 탄생"이다. 프랑스어판과 한국어판은 표지도 다르다. 한국어로 번역, 출판되면서 제목과 표지를 새롭게 바꾼 이유가 궁금하다. 번역 그림책을 읽다 보면 이런 점들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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