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은상 언니를 바라봤다. 맞아, 이상해. 확실히 이상했다. 우선 눈빛부터 달랐다. 전에 없이 자애롭고 충만했다.
ㅡ39쪽

˝나한테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말. 너한테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말. 난 그 말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
ㅡ309쪽

지송이가 냅다 찬 콩알만큼 작은 돌이 도르르 굴러갔다. 돌멩이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갔다. 얼핏 보기에 평지인 것 같은데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살짝 기운 땅인 모양이었다. 데굴데굴, 끝도 없이, 점차로 가속해 굴러가더니 얕은 펜스 아래를 지나 절벽 아래로 툭, 떨어졌다.
평생을 저 작은 돌멩이처럼 아슬아슬한 감각으로 살아 왔다.
ㅡ330쪽


+)
문득 <달과 6펜스>의 달이 떠오른다.
스트릭랜드는 현실을 떠나 자신의 이상이란 달을 좇고,
여기 젊은 주인공들은 현실 삶을 꾸리기 위해 달까지 간다.
달까지 가자, 라는 의미가 뭔지 몰랐던 나는
읽으면서 좀 놀랐는데,
아, 어쨌든 달은 멀ㅡ리 있고 닿기 힘든 곳이라는 거.
이 책을 읽고나니 어딘가 왜이리 헛헛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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