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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106/pimg_7791822763701551.jpeg)
중국 소설가 위화, <허삼관 매혈기>는 영화 때문에 들어본 적 있다. 영화는 본 적 없지만 유명하다는 정도만 알고 유명하니 어떤 면에서 대단한 소설가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 도전한 책이다. 많은 사람이 감탄하고 찾아 읽는 책은 분명한 매력이 있다. 읽기 전에는 알지 못할 뿐이고 읽어야만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같은 책을 읽어도 같은 느낌을 갖지 못할 때가 있다.
때때로 다른 포인트에서 같은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원청 소설을 먼저 읽은 이가 서문을 다시 봤다는 것을 보았다. 그 글을 읽기 전 나도 그러했다. 원청, 그것의 의미를 몰랐지만 거짓말로 만든 도시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실체를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 사랑에 빠진 남자는 거짓말투성이의 여자 말에서 진실을 찾았다.
그의 우직함, 사람에 대한 애정과 딸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열망.
대지를 읽고 느꼈던 감정과 비슷하며 또 다른 느낌을 가졌다.
시대가 변하는 때, 청나라 말기 아편에 중독된 사람들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아편은 나쁜 물건이지만 중국을 몰락시키고 또한 환각물질이다. 원청 (잃어버린 도시)라는 의미처럼 중국의 입장에서 청나라는 잃어버린 도시이자 그들의 열망과 함께 역사가 바뀐 시점이다. 시대가 변하는 시점에 무언가를 잃고 헤매고 죽음과 인생의 변환기를 거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꿈을 꾸듯 이상한 관계의 샤오메이와 아청 부부, 그들은 평생을 꿈을 꾸듯 현실감과 동떨어진 채 묘하게 환상을 나눠갖는 부부이다. 그 이상한 관계에 휘말린 우직한 남자와 아이, 우직한 남자는 아이에게 엄마를 찾아주기 위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도시를 찾아간다.
아이의 엄마가 말한 도시가 세상에 없는 곳임을 깨닫지만 우직한 남자는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다.
소설 원청의 한자는 문성(文成), 어딘가에 존재하지 않는 도시라는 뜻일까 글에서만 존재하는 곳, 그래서 잃어버린 도시라는 의미인가. 소설 대지에서는 많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가족이라는 존재로 묶여 있다. 소설 원청은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누구 하나 주인공이다 아니다를 구분 짓기가 어렵다. 대신 그들의 삶은 모두가 파랑새를 찾는 무언가를 찾고 또 헤매는 복선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야기를 이끄는 사건과 사람은 있으나 주인공이라 부르기에는 모호하다. 그 자체가 잃어버린 도시, 없는 것에 대한 갈망을 말하는 것 같다.
위화 장편소설, 원청에 대한 기존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서 책을 받고 벽돌인 것을 알게 되어 사실 걱정도 앞섰다. 다 읽으려면 얼마나 걸릴지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 읽어보면 안다 그런 걱정은 정말 쓸데없었다.
청나라 말기의 혼돈과 사람들의 잔인함에 몸서리치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를 감싸는 듯한 포용력을 가진 인물들로 인해 삶과 인간에 대한 위대함마저 느껴진다. 그 덕분에 모든 것이 몽환적이지만 또한 현실적이고 마치 묵묵히 견뎌내는 우직한 남자, 린샹푸처럼 이야기는 위대했다.
알고 싶어도 찾고 싶어도 찾지 못하는 유니콘처럼, 어디론가 꼭 숨어버린 비밀처럼 원청(잃어버린 도시)을 꼭 찾고 싶어졌다. 누구 나의 마음 안에 있을 그곳처럼 원청은 모두에게 존재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