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게
산다 치에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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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러 번 읽었다는 리뷰를 보고, 도대체 어떤 반전이 있길래.

반전은 이미 예상한 채로 열심히 읽었다. 가독성 좋고 죽음을 앞둔 주인공은 죽음은 당연하다는 듯 쿨하고 남은 삶에 최선을 다한다. 병명도 특별한 '보석병', 세상에 이런 병이 있을까 있거나 없거나 주인공에겐 당연한 일상일 뿐이었다. 찌질하지도 않고 쿨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쿨한 만큼, 삶의 해피엔딩을 기대하는 주인공.

<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께> 같은 시간 속에서 주인공들은 다른 시간을 보냈다는 데 도대체 무엇인지 가늠하지 못한 채 재밌게 읽었다. 이쯤이면 다 되었을 텐데 무엇이 반전일까.




책이 끝날 무렵, 반전 아닌 반전이 나타났다.

처음 이야기가 시작될 때 이미 나온 것인데 알면서도 작가의 이야기에 빠져들어서 끝날 무렵에 나 상황 파악을 했다.

동상이몽?

이런 게 인지적 오류일까?


일본의 라이트노벨을 읽으면 상큼함이 딸기처럼 터져 나온다. 물론 모든 라이트노벨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최근에 읽은 책들은 그런 느낌이 많이 남았었다. 우리나라 청소년 소설에서 가끔 보이지만 아무래도 표현과 분야가 다른 것 같다.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대상 수상작은 어떤 영향력이 있는 것일까.

누군가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와 비교하던데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였다. <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께>를 읽으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도 읽고 싶어졌다.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슬픔이라면 슬퍼할 시간에 노력한다.' 그게 내 좌우명이거든.

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게, 본문 84p


청춘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연애? 로맨스? 독특한 상황에 빠진 주인공.

죽음을 앞둔 상황에 연애나 버킷리스트를 채운다는 것이 가능할까.

죽음은 근엄하고 존중받아야 하며 부모보다 먼저 죽는 것은 불효라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일반적이었다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수반하는 상황에 가족과 함께 오래 산다는 것은 관점의 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뻔한 반전이라 말할 수는 없었다.

반전을 예상했지만 생각할 틈 없이 빠져 들었고 최소 2-3번 읽는 것은 필수지만 절대로 지루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엔딩이지만 이런 사랑이라면 한번 해봐도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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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오류에 대한 철학적 안내서
호세 A. 디에즈.안드레아 이아코나 지음, 이상원 옮김 / 일므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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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여서 <인지적 오류>에 대해 논의 한적 있다.

덕분에 인지적 오류에 대해 친숙해져 있었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많은 인지적 오류를 범하면서 당연하듯 여길 때가 많다. 그런 일상적이고 평범한 인지적 오류, 그때 잠깐 동안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이 오갔었는데 <사랑의 오류에 대한 철학적 안내서>는 사랑에서의 인지적 오류에 대해 재밌고 흥미롭게 나열되어 있어서 다시 한번 오류가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되었다.

사랑의 오류에 대한 철학적 안내서는 실험적이면서 재미난 책이다.

그들이 제시한 상황과 정의들이 현실과 다르다 하더라도 꽤 설득력이 있었다.

예를 들어 나눠진 사랑 편에서 쿠바 노래 속 남자의 아내와 애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아내가 있을 때에도 계속해서 연인을 꿈꾸고 연인을 갖게 된다. 어디까지나 가설이며 실제와 다름을 말하면서도 나눠진 사랑을 하는 이의 인지적 오류에 대해 통쾌하게 설명을 한다.

장난스러운 대화에서 시작되었다는 사랑의 오류들은 몇 가지 규칙으로 진실과 현실, 환상을 넘나들며 유머러스하게 사랑에 빠지면 어떤 상황들이 생기는지를 설명해 준다.


이 책은 철학적이면서 심리학이지만 사실 인문을 다루는 책이다.

책은 여러 가지 조건과 상황에 따른 재미난 상황들을 이야기한다. 특히 가상의 인물 셋이 등장하며 상황 속 이해를 도와준다. 그들의 이름은 알렉스, 키코, 쥘이다. 그들은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일 수도 있다. 성별은 상황별 상상에 맡기고 있다. 그러므로 읽는 자의 상상 속 선택이다.

어떤 대화도 성 역할과 성별에 따른 제약을 두지 않는다.

대신 사랑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오류에 빠지는지 예상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사랑은 시작과 끝이 있다. 사랑의 오류가 시작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끝남에도 보임을 알려준다. 물론 사랑에 빠졌고 이별한 후에 이 책을 읽는다면 욕을 하면서 던질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사랑을 부정하거나 또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 절대적으로 아님을 확신하기에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랑의 오류에 대한 철학적 안내서>는 사랑에 대한 방관자적 관점에서 다가서고 싶은 호기심이 넘치는 에로스적 판타지를 갖고 싶은 이들에게 어울리지 않을까.

사랑이 떠났다고 생각했고 이젠 가족적인 범성애자(남편이 이성이 아닌 가족으로 보는 표현에서 비유)가 되어버린 듯한 결혼생활. <사랑의 오류에 대한 철학적 안내서>가 사랑에 대한, 현실의 가족에 대한 유머를 선물했다.


짧지만 한 번에 읽어서 끝나는 내용은 아니었다. 상황에 대한 함축적이고 다양한 상황과 명시된 여러 상황들, 몇 번의 읽기를 통해 사랑의 오류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과 그 안에 담담히 숨어있는 유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런 유의 책은 자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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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의 나라 조선 - 그 많던 조선의 모자는 왜 그렇게 빨리 사라졌을까?
이승우 지음 / 주류성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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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우리는 모자를 쓰는 날보다 쓰지 않는 날이 훨씬 많은데 조선은 모자의 나라였다고 한다.

정말 그러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인 것 같다.

조선시대만큼 다양한 모자가 존재한 곳은 없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 혼례복의 여자 머리 장식인 족두리도 모자의 종류라고 하니 점점 생각이 많아졌다. 우리가 알고 있고 사용하는 모자는 대부분 서양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과거에 사용했던 조선의 모자의 종류가 얼마나 될지 궁금해졌다.


책을 보면서 조선시대의 모자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놀랬다.

사실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저자의 이력이었다. 저자는 복식사를 전공한 이도 아니며 역사를 전공한 이도 아니었다. 단지 기억 속 조선의 모자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도 간절하고 안타까워 준비했다고 하니 대단함과 놀라움이었다.

저자처럼 도서관에서 살게 되면 이런 자료들을 다 알게 될까.

저자는 혹, 도서관 자체인 것은 아닌지.

<모자의 나라 조선>에는 단순히 모자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선시대 복식과 역사, 주변국과 서양의 중심인물들이 조선의 모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들의 생각과 상황까지도 함께 이야기한다.

그 많은 이야기들이 이렇게 잘 정리되어 있다니 덕분에 잊힌 모자들에 대해 알게 되고 일본이 우리에게서 뺏어간 것이 모자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모자의 나라 조선>을 보면서, 모자는 단순히 의복의 완성이 아니었으며 계급을 나타내고 장식과 보호, 그리고 시대적 패션의 상징적 역할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이 아닌 주변국과 조선의 안정적인 삶을 말할 수 있는 척도이기도 했으며 조선의 아름다움이 의복과 환경에 의한 것이 아닌 다양한 모자와 모자를 만드는 섬세한 기술자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조선의 모자는 이제 희귀해졌다. 기억에서도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일상에서 만나기도 많이 어렵다. 문득 조바위(조바우)나 아얌 같은 것들은 현대적으로 활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모자의 나라 조선>은 단순히 모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조선의 이야기, 역사를 다시 돌아보고 알아볼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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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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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설가 위화, <허삼관 매혈기>는 영화 때문에 들어본 적 있다. 영화는 본 적 없지만 유명하다는 정도만 알고 유명하니 어떤 면에서 대단한 소설가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 도전한 책이다. 많은 사람이 감탄하고 찾아 읽는 책은 분명한 매력이 있다. 읽기 전에는 알지 못할 뿐이고 읽어야만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같은 책을 읽어도 같은 느낌을 갖지 못할 때가 있다.

때때로 다른 포인트에서 같은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원청 소설을 먼저 읽은 이가 서문을 다시 봤다는 것을 보았다. 그 글을 읽기 전 나도 그러했다. 원청, 그것의 의미를 몰랐지만 거짓말로 만든 도시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실체를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 사랑에 빠진 남자는 거짓말투성이의 여자 말에서 진실을 찾았다.

그의 우직함, 사람에 대한 애정과 딸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열망.

대지를 읽고 느꼈던 감정과 비슷하며 또 다른 느낌을 가졌다.

시대가 변하는 때, 청나라 말기 아편에 중독된 사람들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아편은 나쁜 물건이지만 중국을 몰락시키고 또한 환각물질이다. 원청 (잃어버린 도시)라는 의미처럼 중국의 입장에서 청나라는 잃어버린 도시이자 그들의 열망과 함께 역사가 바뀐 시점이다. 시대가 변하는 시점에 무언가를 잃고 헤매고 죽음과 인생의 변환기를 거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꿈을 꾸듯 이상한 관계의 샤오메이와 아청 부부, 그들은 평생을 꿈을 꾸듯 현실감과 동떨어진 채 묘하게 환상을 나눠갖는 부부이다. 그 이상한 관계에 휘말린 우직한 남자와 아이, 우직한 남자는 아이에게 엄마를 찾아주기 위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도시를 찾아간다.

아이의 엄마가 말한 도시가 세상에 없는 곳임을 깨닫지만 우직한 남자는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다.

소설 원청의 한자는 문성(文成), 어딘가에 존재하지 않는 도시라는 뜻일까 글에서만 존재하는 곳, 그래서 잃어버린 도시라는 의미인가. 소설 대지에서는 많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가족이라는 존재로 묶여 있다. 소설 원청은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누구 하나 주인공이다 아니다를 구분 짓기가 어렵다. 대신 그들의 삶은 모두가 파랑새를 찾는 무언가를 찾고 또 헤매는 복선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야기를 이끄는 사건과 사람은 있으나 주인공이라 부르기에는 모호하다. 그 자체가 잃어버린 도시, 없는 것에 대한 갈망을 말하는 것 같다.


위화 장편소설, 원청에 대한 기존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서 책을 받고 벽돌인 것을 알게 되어 사실 걱정도 앞섰다. 다 읽으려면 얼마나 걸릴지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 읽어보면 안다 그런 걱정은 정말 쓸데없었다.


청나라 말기의 혼돈과 사람들의 잔인함에 몸서리치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를 감싸는 듯한 포용력을 가진 인물들로 인해 삶과 인간에 대한 위대함마저 느껴진다. 그 덕분에 모든 것이 몽환적이지만 또한 현실적이고 마치 묵묵히 견뎌내는 우직한 남자, 린샹푸처럼 이야기는 위대했다.

알고 싶어도 찾고 싶어도 찾지 못하는 유니콘처럼, 어디론가 꼭 숨어버린 비밀처럼 원청(잃어버린 도시)을 꼭 찾고 싶어졌다. 누구 나의 마음 안에 있을 그곳처럼 원청은 모두에게 존재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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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앰비션 - 야망을 현실로 만든 여성의 성공 전략
셸리 아샹보 지음, 이초희 옮김 / 일므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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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성공스토리들은 남성의 입장에서 설명되어져 왔고 여성의 입장에서 성공적인 삶은 배제되어 왔다.

역사는 마지막 남은 자들의 이야기라고 했던가. 책에 나온 많은 수식어들, '야망을 현실로 만든 여성의 성공 전략','실리콘 밸리 최고의 여성 CEO','셸리 야상보가 전하는 성공적인 커리어 설계법'등 그저 책을 팔기 위한 비법 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The Ambition 디 앰비션 - 셸리 야상보 , 그녀의 이야기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이었다.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전략을 세우고,

과감히 성취하라!



기존에 알던 남성 중심의 세계관은 버려야 한다. 여성은 어떤 성공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 성공을 획득하는지 알기 위해 꼭 읽어야 한다.

셸리는 일과 사랑, 연애와 결혼 모두를 손에 잡았다. 다만 그녀의 남편은 그녀보다 18살이 연상이었으며 그녀가 가정에서 못하는 모든 것을 채우려 노력했다.


기존의 삶에서, 남자의 성공 뒤에는 여자의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함께했듯 셸리의 삶의 성공, 모든 이야기 속에는 셸리의 남편 스코티가 함꼐 했다. 그녀의 안정적인 삶과 성공은 그녀의 선택과 노력이었다.

셸리의 성공은 남편 스코티가 함꼐 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다른 성공스토리와 다른 점은 여자의 입장에서 선택적인 삶이었다는 것과 셸리의 성공 뒤에는 남편 스코티와 가족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계를 부수고 원하는 삶을 성취하는 것은 셸리의 능력이었지만 그것을 이끌고 완성한 것은 혼자가 아닌 가족, 남편 스코티와 그녀의 사랑, 셸리 그녀의 가족에 대한 사랑. 그것들이 그녀을 이끈 것 아닐까.

디 앰비션을 읽고 정리한 것들.

1. 남성 입장에서의 성공을 이해하려 한다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책이다.

2. 여성 CEO는 사랑과 성공 모두 양립하기 위해 셸리 야상보를 알아야 한다.

3. 여성이 셸리처럼 성공하고 싶다면 그녀의 진취적임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4. 셸리는 특별하지 않다. 그녀이 환경이 그녀가 특별해지도록 만들었다.

5. 셸리와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면 모든것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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