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부터 화사한 꽃다발이 독자를 맞이해주는 그림책,
"비빔밥 꽃 피었다"를 만났다.
아니, 꽃다발이라기보다는, ‘모둠 꽃’이라는 말이 맞겠다. 인위적이지 않은 느낌의 풀꽃으로 가득 차 있다. 노란색-연보랏빛-순백-진분홍-초록빛 등, 그야말로 색색의 꽃 향연이다. 아름다운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은은하고 향긋한 풀꽃 향기가 밀려오는 착각마저 든다.
면지를 넘기면 첫 속장에서,
“맛도 없고 예쁘지도 않은데 ……. 채소는 진짜 별로예요,”
하는 불퉁한 표정의 어린이 그림이 나온다.
‘그림책 끝으로 가면 그 생각이 바뀌겠지?’ 하는 기대감 어린 상상이 절로 든다.
그 뒤로 본격적으로 아름다운 꽃 삽화와 짧은 소개말이 등장한다.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아름다운 꽃 그림이 두 쪽에 걸쳐 가득 차 있다. 눈이 즐거워지는 꽃 세밀화를 실어두고, 친근한 구어체로 간단하게 설명을 덧붙이니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글밥은 ‘식물의 생김새와 꽃피는 시기’, ‘열매의 효능과 쓰임새’ 정도로 길어도 5문장 내라 읽기에 부담 없다.
등장하는 꽃은 우리가 이름조차 못 들어본, 어디의 거창한 외국산 꽃이 아니다.
가지꽃, 무꽃, 배추꽃, 당근꽃, 미나리꽃, 셀러리꽃, 오이꽃, 호박꽃, 상추꽃, 양상추꽃, 우엉꽃, 콩 꽃, 벼꽃, 참깨꽃
등을 소개하고 있다.
혹시 소개하는 꽃의 기준을 발견하셨을까?이다!
‘아, 그래서 그림책 제목이...! 『비빔밥 꽃 피었다』’ 하고 무릎을 탁-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감상은 이것이다.
‘이런 채소에도 꽃이 있다고?’
나는 시장이나 마트에서 파는 채소 수확물에만 익숙하다. 즉, 채소를 가꾸는 가정을 제대로 지켜본 적이 거의 없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채소에도 대다수 ‘꽃’이 있을 거란 당연한 사실도 막연하게 다가올 뿐이었다, 실제로 본 경험이 드물다. 그 ‘흔한 채소’의 꽃인데도 말이다.
특히, 참깨에도 꽃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기 부끄럽지만) 나를 놀라게 했다. 이 장면을 보고 어르신들 하시는 말로 ‘바보 도(道) 터지는 소리’가 나지 않았을까? 더 늦기 전에 이렇게 그림책으로나마 다양한 ‘채소꽃’을 접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또한, 비슷하게 생겨 헷갈리기 쉬운 미나리꽃-샐러리꽃 등 채소꽃 구별을 해주어 참 유익하다.
이 책의 좋은 점은 그뿐이 아니다. 채소꽃 삽화 그림이 하나같이 정말 아름답다. 다른 의미로 풀어, ‘화(華)보집’ 보는 것 같다. 본인이 보랏빛을 좋아하다 보니, 소개하고 있는 가지꽃과 양상추꽃은 꼭 내 눈으로 보고 싶어졌다! 채소가 하나같이 새롭게 보인다. 채소의 단순한 열매로서의 가치 외에도, 꽃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장에는 독자가 기다리던 채소꽃이 결실을 맺은 '비빔밥' 장면이 맛깔나게 나온다. 무채, 콩나물, 상추, 양상추, 당근, 오이, 자색 양배추, 고사리나물. 그리고 잘 익은 계란 후라이 위에 올린 참깨까지 완벽하다! 이 그림을 본 날 비빔밥을 안 먹고 지나칠 수 없다.
그리고 기대를 지나치지 않는 아이의 달라진 반응,
“꽃처럼 아름다운 채소 비빔밥도 준비됐어요.”
“잘 먹겠습니다!”
풍성한 비빔밥만큼이나 인심 좋은 이 그림책은 마지막 선물까지 준비해 두었다. 바로 비빔밥에 들어가는 채소꽃 그림을 ‘스티커’로 만들어 넣어두었다. 예뻐서 쓸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맛있고 아름답기까지 한 ‘비빔밥 꽃 한 상’ 대접받고 싶은 분께 그림책 『비빔밥 꽃 피었다』을 추천한다.
웅진주니어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