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귀로 만든 수프」 편이다. 해외 입양인 막심이 과거 한국에서 자랄 때 엄마가 자주 해주셨던 기억이 있어 먹고 싶어했던 ‘귀’, 그 정체를 알고 나서는 충격적이고, 귀엽고, 안타까운 등 온갖 만감이 교차한다. 해외 입양인 입장에서는 어린 마음에 저렇게 기억하고, 마냥 그 추억을 그리워 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가난한 가정에서 부담 없이 먹기 좋았던 한국식 귀 수프의 정체! (그 귀의 정체 OOO가 궁금하다면, 책을 꼭 보시라!)
그 외에도
「비행기에서 쓴 비밀 쪽지」 편에서) 지금은 한국어를 잊었지만, 어릴 적 프랑스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적었던 한글로 적었던 비밀 쪽지. 크고 난 뒤 궁금함에 주위에 번역을 부탁해 쪽지의 내용을 알게 됐을 때, 해외 입양인 당사자 마티아스와 그 가족들이 느꼈을 먹먹한 뭉클함.
「아까시꽃을 먹고」 편에서) 프랑스에서 아까시꽃을 보고는, 문득 한국 보육원에서 자랄 때 배고픔에 아까시꽃을 먹은 기억을 떠올리는 입양인 루디아 이모. 그 후에 한국으로 여행을 떠나 음식을 먹어보는 등 여러 문화를 경험하며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려 하는 낙천적인 분.
등등 다양한 에피소드 이야기에서 한국 출신 해외 입양인이 뿌리를 막연히 그리워 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온 감각으로 느껴졌다. 그 속에서도 나름의 고국과의 연결 끈이 이어져 있는 것 같아 마지막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그렇지만 마냥 희망적이기엔 현실은 씁쓸할 때가 있다. 「나는 어디로 가나」 편에서 먹먹함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렇게 허무하게 한 사람의 인생이 좌지우지되다니, 그 인생을 휘두른 주체들(국가, 해외 입양 부모, 법 등)은 마치 ‘버리고 줬다 뺐는다’와 같은 가벼운 단어로 입양인을 취급하는 것 같았다.
몇몇 이야기들이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라는 말을 나중에 보고는 눈물이 퐁퐁 솟았다. 상상치도 못한 결말에 절로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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