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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한 조각의 기적 ㅣ 웅진 이야기 교양 3
사토 기요타카 지음, junaida 그림, 황세정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2월
평점 :

우아한 금빛 엔틱 문양이 새겨진 붉은 은박 고급 포장지. 그리고 그 포장을 조금 벗겨내어 한 입 베어 문 흔적이 남은 짙은 고동색 밀크초콜릿이 그려진 책 표지. 동화 느낌의 교양책 『초콜릿 한 조각의 기적』이 내게 남긴 강렬한 첫 만남의 기억이다.
그리고 이 책에 곧장 사로잡혀 버렸다. 한참을 잊고 있던, 첫눈에 반한다는 느낌이 고작 책 하나로 되살아났다. 표지 뒤로도 이어지는 이 책의 아름다운 삽화는 마치 ‘원화 전시전’을 꼭 열어주어야 할 것만 같아서, 눈 호강의 연속이었다. ‘OOO이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삽화 책’과 같은 영광이 있다면, 꼭 이 책에 돌리고 싶다는 열망이 불쑥 들 정도랄까? (그 후 찾아보니, 역시나 그린이가 ‘볼로냐 선정 OOO’과 같은 비슷한 영광을 받았다고 한다.)
거기다 이 책의 소재는 만인에게 첫사랑 같은 존재, ‘초콜릿’이다. 초콜릿 진열 코너 근처에만 가면 ‘방앗간 기웃대는 참새’ 같은 존재가 되고마는 나는 결코 이 책을 지나칠 수 없었다.
솔직히 책장을 넘기며 그림만 구경해도 호롤로-하고 넋을 빼놓기에 딱 좋다. 그것만으로도 한 책의 가치를 다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무려 제대로 된 ‘교양 도서’다. 카카오가 씨앗부터 시작해 자라서, 우리가 즐기는 초콜릿이 될 때까지의 여정과 배경이 되는 역사를 쉽고 섬세하게 전해주고 있다.
일본 출신의 글쓴이는 무려 식품 물리학 전공의 공학 박사로, 제대로 날 잡고 초콜릿의 탄생 비화를 들려준다. 책 저술을 위해 초콜릿 공장과의 협력 취재까지 했다고 한다. 그래서 템퍼링, 블룸 현상, 입자 결정 등 흥미롭고 귀한 과학적 이야기가 가득하다. 또한, 초콜릿을 둘러싼 인류의 역사까지 실어 두었다. ‘초콜릿’ 소재 하나만으로 독자의 교양을 단숨에 폭넓게 확장시켜준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제목 『초콜릿 한 조각의 기적』다운 경험을 독자에게 선사해 주고 있다.
“초콜릿 한 조각은 자연의 힘과 인간의 기술이 합쳐진 기적과도 같은 결정체예요,”
-『초콜릿 한 조각의 기적』 중

초콜릿 조각 하나씩 입에 쏙 넣고 살살 녹여 먹으며, 이 책을 한 장씩 넘겨보니 그만한 행복이 또 없었다. 책 존재 자체가 사랑스럽고 가치롭다. 극찬을 그만할 때도 됐는데, 극찬의 충동이 끊임없이 샘물처럼 솟아난다.
우연히 이 서평을 본 당신께서는
1. ‘찰리와 초콜릿 공장’ 작품의 팬이었는가? (☑)
2. 디저트, 특히 초콜릿 애호가인가? (☑)
3. 예쁜 그림책을 좋아하는가? (☑)
여기에서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이 책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왜, 가끔 있지 않은가? 이유도 논리도 없이, 그냥 이건 가져야 한다 싶은. 그만큼 이 책은 책장 고이고이 모셔두고 싶은, 소장 욕구가 천장을 때려버리는 그런 작품이다. 당신께도 그러기를 바란다. 밀크초콜릿이 유달리 당기는 날이다.
웅진주니어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