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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 생각 : 살아간다는 건 뭘까 ㅣ 인생그림책 2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5월
평점 :

내가 어른이 되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왜 사람들은 모두 사랑받고 싶어 할까?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무얼 비밀로 할까?
너도 가끔 머릿속에 허튼 생각이 가득하다는 걸 느끼니?
동물도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모두 이런 질문들을 하지 않을까?
정확히 세어 보진 않았지만 나름 인상적이었던 물음을 몇 가지 선택해봤다.
정말 쓸데없이 헤프거나 막된 생각이 잘못된 것일까? 라는 반문을 자신에게 던질 만큼 이 도서의 진짜 매력은 첫 장을 펼치는 그 순간부터 마법같이 시작된다. 이토록 제목을 잘 지었다는 생각을 아주 오랜만에 하게 된다. 의역한 것인지 원서를 그대로 번역한 것인지는 몰라도 말이다.
그림이 가득한 채 짤막한 몇 마디 질문만 덩그러니 던져져 있는 아이/어린이를 위한 두툼한 이 서적은 생각 그 이상으로 매우 굉장함을 느꼈다. 가볍게 넘기다 보면 책 한 권을 보는 데 한 5분 정도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간단한 감상평을 적는 이 순간까지 적어도 7번은 더 봤다. 아이와 함께도 했고, 밤늦은 시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어떤 날은 삽화 위주로 또 다른 날은 한쪽 새하얀 페이지에 적혀있는 질문지만 보고 읽고 또 반추하였다.
정말 엄청나게 좋은 서적인 듯하다. 만사 귀찮고 짜증이 날 때 봐도 좋겠고 복잡한 생각으로 머리가 아파 멍해지고 싶을 때 한 장씩 넘겨도 최고일 거 같으며, 착상을 위해 머리를 지어 뜯고 있을 때도 많은 도움이 되지 싶다.
책은 눈높이의 엘리베이터를 유유히 그리고 정확하고도 심도 있게 아이에서 어른에게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필자의 아이디어와 기획력에 탄복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의 무조건적이며 의미 없고 가끔은 어처구니없기까지 한 찬사(글)가 아닌 진심으로 동의를 하게 되는 글에 또 공감을 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