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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을 부르는 외교관 - 30년 경험을 담은 리얼 외교 현장 교섭의 기술
이원우 지음 / 글로세움 / 2019년 11월
평점 :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이지 싶다. 수십 년간 외교관으로 지내며 경험한 다양한 상황에서 터득한 삶의 묘수나 그간의 행적이 녹아있는 책인 줄 알았다. 물론 교섭의 기술이라며 저자의 그간 현장의 순간순간이 그려져 있기는 하다. 그러면서 운과 성공 그리고 협상의 비법을 이야기한다.
호기심 가득 그 내막이 궁금해서 눈과 손을 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프랑스와의 외규장각 의궤 반환, 동해 표기에 관한 에피소드 등은 무척이나 흥미로웠고 짜증도 솟구쳤다. 언제나 지난 과거의 비사를 듣거나 읽을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 책의 제목과 필자가 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아니 이 도서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외교관 시절의 일화 24가지로 운은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는 말씀을 전하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렇고 저러하게 협의와 타협을 잘 끌어냈으니, 나 뛰어나고 잘했지! 라며 자랑함에 있는지 말이다.
개인적으로 협상력에 관한 도서 중 제일로 여기는, <허브 코헨의 협상 법칙>처럼 완벽한 자기계발서 및 이론서라기 보기에도 모호하고 뭔가 부족해 보이며, 일반인은 잘 모르고 미지의 부러운 직업인 외교관이라는 세계의 생활 모습이나 남모를 고충과 자부심 및 뿌듯함 등에 관해서 이야기해주는 수필이라고 하기에도 간이 빠진 고기처럼 밍밍하고 밋밋하며 어정쩡한 태도는 정말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말 아주 좋은 소재를 가지고 이 정도 요리밖에 못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