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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의 파란 문장 엽서집 - 파란만장한 삶이 남긴 한 문장의 위로
유영만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색다른 서평 쓰기이다.
페이지 수로 총 64장 정도에 하나씩 엽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캘리그래프가 있는 뒤편은 새하얗게 공백을 두었다. 엽서와 함께 하는 파란 문장은 55장이 된다. 도서의 파격이 아니라 나에게 있어 독후감의 새 지평을 열어주었다. 시집은 이제 가볍게 감상문을 쓸 수 있을 듯하다. 가끔씩 음미해보는 詩의 아름다움을 그 누가 알아주랴.
55장의 각 카드엽서는 나름 8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있다.
<자존과 자유, 자존감으로 자유롭게 살아라>
<일상과 상상, 일상에서 상상력으로 무장하라>
<관심과 관계, 관심과 애정으로 관계를 구축하라>
<배려와 존중, 배려하는 마음으로 존중하라>
<희망과 용기, 용기있게 전진하라>
<반성과 성찰, 반성하고 성찰하라>
<통찰과 지혜, 통찰하고 지혜로워져라>
<독서와 창조, 독서하고 생각을 창조하라>
마음의 파란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지만 한 문구마다 때론 싫증이 나고 한편으로 여운이 남고 또 다르게는 한 번쯤 피식하고 돌아보게 만든다. 엽서를 조심히 한 장씩 넘기며 손 글씨로 힘있게 뻗친 글을 볼 때마다 예전 생각이 난다. 연구실에서 교수님과 시시콜콜한 농변을 나누다, 순간 진지한 듯 A4 용지에 점하나 찍어놓고서 한 시간 넘게 토론을 했던 그 시절 그 모습이 말이다. 아주 가끔 미친듯한 토론으로 수십 명의 친구를 병풍으로 만든 경제사 수업시간도 함께.
말장난 아닌 말장난 같은 속이 꽉 찼던 교수님과의 시간.
이 엽서 집의 하나하나 문장들도 분명 누군가에게는 분명 그러하리라 본다.
그리고 이 서적을 통해 흥미가 닿지 않았던 새로운 취미에 관심이 생겼다. 힘 있고 강단 있는 필체도 좋지만 귀엽고 아기자기하며 부드럽고 유연한 글씨체로 팔색조 같은 캘리그래피를 자유자재 활용하고 싶어졌다.
사실 필자의 서체는 너무 남성적이라 미적 감각은 돋보이지 않는다. 고리타분하고 답답함도 느껴지고. 지극히 나만의 상상이나, 시쳇말로 꼰대 느낌이 나기도 하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