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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감춰진 얼굴 - 지혜로운 삶의 안내
나병주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협상의 감춰진 얼굴>
필자의 오랜 현장 경험과 그간의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책인 거 같다. 협상의 기본에 대해 쉽고 명쾌하게 이야기해주며 중국인, 프랑스인, 독일인 그리고 언제나 빠짐없이 등장하는 유대인과 미국인까지 나라별 협상력과 그들 문화의 특징을 나름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교해주는 것도 이 서적의 특징이다. 하지만 딱 그 정도 수준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본인의 이야기에 논리적 뒷받침으로 자주 역사를 거론한다. 그런데 너무 단편적으로 해석하고 곡해하며 편집하고 있다. <한국인은 왜 협상에 약한가?>란 2장에서는 그간 한국인과 한국 사회를 비판할 때 어김없이 사용되었던 유교 문화, 성리학, 그리고 군대와 교육의 문제점까지 그들의 패턴을 고스란히 답습하며 논리인 척 전개하고 있다. 정말 무섭다. 여전히 식민지 사관이 정치 사회문화 곳곳에 깊숙이 박혀 새롭게 진화하고 있음을 또 한 번 느낀다. 보통의 시각으로는 절대 느낄 수도 없도록 교묘하게 침투해있는 게 진심 무서울 따름이다. 이건 배움과 지식의 문제가 아니다. 절대로!!
<우리는>이란 서적처럼 가볍게 협상에 관한 교양서 정도로 읽음 괜찮을 듯하다. 협상력에 관한 책이라기보다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며 느낀 사람 혹은 집단 속에서의 다양한 문제 해결의 경험담이라고 하여 수필로 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굳이 <협상의 감춰진 얼굴/ 지혜로운 삶의 안내> 어쩌고 하며 거창한 제목으로 아무것도 없음을 드러내지 말고 말이다.
말이 나온 김에 생각해보자. 협상의 감춰진 얼굴은 무엇일까? 감춰졌다기보다 알지만 알고 싶지 않고 보이나 보고 싶은 않은 것, 바로 나의 최대 욕구 충족이다. 나의 욕구를 상대와의 대화(폭력/강압/협박 등도 나름의 방법이다. 인정하든 아니든 간에)를 통해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게 하는 게 본질이니 말이다.
그리고 저자가 이야기한 협상은 주고받기(Give & Take)이다는 협상의 한 방법이나 큰 틀에서 본 한 표현이지, 협상을 표현하는 유일한 단어는 아니란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게다가 모든 걸 경우의 수로 나누면 말씀이 전개되지 않는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윗사람 나서기 협상 문제는 한국 사회만의 문제도 아니요, 전부의 문제도 아니다. 과거는 그런 사례가 눈에 띄게 많았다면 인정하겠지만.
마지막으로 각종 인터넷 출처보다 <Give and Take, 애덤 그랜트>, <협상의 법칙, 허브코헨>을 이 책의 참고문헌 중 하나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