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감정수업
성호승 지음 / 경향BP / 2019년 7월
평점 :

감정수업?
가장 소중히 다뤄야 하고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하지만 너무나 모르는 게 나의 감정 상태인 거 같다.
그래서 감정조차 수업을 통해 배워야 하나 보다. 나 역시도.
무수한 사람들과 매체에서 자신에게 솔직해져라.
감정에 충실해라.
모든 기준은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소리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점점 뒤로 숨고 가면을 쓴 채 살아가기 바쁘다. 페르소나는 사회생활의 필수요소라 여기지만 점점 그 한계도 느끼게 된다.
목차는 별 볼 일 없었다. 무언가 체계화되고 정리된 게 아니라 하고자 하는 말들을 주르륵 나열해 놓은 거 전부니까.
평범함을 자처하는 작가님의 글 하나하나에 평범하고자 하나 쉽지 않은 독자가 하나씩 공감을 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사랑, 일상 그리고 관계(부모님까지)에 대해 학창 시절 일기장에 적듯 소소하고 담담하게 풀어낸 글들을 읽으며 어느덧 내 감정에 솔직해져 간다.

수많은 본문의 글 중 태그를 붙여 놓고서 여러 번을 곱씹어 본 글귀가 아래와 같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사람이 온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딱히 이 구절을 좋아하지 않는다.
굳이 내가 싫은 사람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많게도 적게도 하지 말고 나에게 보이는 태도만큼 해주는 것.
사람이 사람을 만든다.* (66page)
공감했다. 안했다.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상념에 빠졌던 한 대목이다.
정답을 찾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태껏 나름의 답도 준비해 놓지 못했나 보다.
살다 보면 정말 그럴 때 있지 않나? 받은 대로 갚고 싶지만…….
그리고 교과서적으로 가르침을 줄 때와 달리 시쳇말로 맞장구를 치게 되는 구절도 있었다.
<착하게 살지 마라. 등신 되는 거 한순간이다.>
언제부터 나는 이렇게 지독한 현실감 가지게 되었을까.
솔직함의 적정선이 정말 필요한 요즘이다.
내 감정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나에게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