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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을 기다리며 - 개정판
마사 베크 지음, 김태언 옮김 / 녹색평론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원제목이 ‘Expecting Adam’의 expecting(임신한) 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해석으로 보나, 이 책 내용 전체적으로 보나 아담을 임신하면서 변화하는 자신과 남편을 이야기하고 있으므로 ‘아담을 기다리며’ 보다는 ‘아담을 임신하며’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힘들게 입덧을 하며 여러 가지 자신의 상황 속에서 아담이라는 다운증후군 소견이 있는 태아를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이는 여러 가지 과정을 그린 글이었다. 주인공 마사가 이제껏 미국 백인 중산층 엘리트로서 앞 만보고 목표를 향해 추구하며 살았다면 임신 후에는 현재를 즐기며 지금 이 시간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입덧이 심한 마사의 이야기를 읽고 있을 때 나도 입덧하던 힘든 때가 생각이 났다.
마사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았었지만 임신 중의 불났을 때의 눈에 보이지 않는 도움의 손길과 남편과 떨어져 있었을 때 같은 곳에 있는 것처럼 그 곳이 보이는 신비스러운 ‘보이기’와 등을 경험하면서 종교를 갖게 되었다. 기독교에서는 ‘보이기’를 ‘비몽사몽간’에 라든가 ‘환상’이라고 말한다. 이런 일을 가끔 경험하는데 나와 남편에게도 그런 경험이 12년 전에 있었다. 남편이 교통사고를 냈었는데 내 꿈에 남편이 사고 났었을 때 시아버지 죽음에 대한 원망과 불평의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사고 당시 남편이 차문을 열고 나오면서 “이것이 꿈이었으면 좋겠다” 마음속에 생각한 것이 나타났었다. 그래서 나중에 남편에게 물어보니 사고 당시에 그런 생각을 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부부는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그런 일을 많이 듣고 경험하고 자라서 그 일이 신비하거나 불가사이한 일이라고 느끼지 않았었고 그냥 평범한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였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서로 어려운 상황을 공감할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다. 입덧으로 아무것도 못하는 시어머니가 자신은 그럴수록 더 열심히 움직여 일을 했다고 하는 이야기를 읽고 미국에서도 시어머니는 시어머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사가 뱃속아이가 다운증후군일 것 같다고 하자 그 아이에 대해 많은 걱정을 가지고 있었고 아이의 장애 정도에 대한 궁금증과 안 좋은 일에 대한 불안을 경험하였었다. 그러나 임신한 엄마들은 정상아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아기를 낳기 전까지 정상분만에 대한 그리고 아직 보지 못한 자신의 아이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은 갖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마사는 주류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남편인 존은 자녀양육과 가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부인인 마사의 일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참 좋은 남편이었다. 물론 존이 일본에 남아서 영어강사를 하던가 해서 미국에 있는 두 자녀를 양육하는 부인에게 양육비와 생활비만을 보내려고 한 점을 제외하면 그런 남편을 둔 마사가 부러웠다. 이렇게 남편이 아이 돌보기와 유치원에서 자원봉사, 세탁, 음식만들기, 청소 등을 아내의 일로 생각하지 않고 공동의 일로 여기모습이 좋아
아이큐가 160이상인 미국 백인 중산층 교수집안이 다운증후군아이를 맞이하는 이야기는 사뭇 다른 가족과 다르지 않았다. 가족들의 체면과 허례로 채워진 겉모습이 무너지는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남편 존과 친정아버지의 우는 이야기에 나도 눈물이 났었다. 그것을 읽으면서 나와 친정어머니와는 울면서 시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 같이 나누었지만 남편과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자신의 심정을 같이 나누는 경험은 그 경험을 나누는 사람간의 관계에 어떤 벽이 허물어지는 것 같고 그 경험으로 인해 그 전보다 둘 사이가 훨씬 친밀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