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뒤낭, 그가 진 십자가 - 최초 노벨 평화상 수상자의 일대기
코린 샤포니에르 지음, 이민주 옮김 / 이소노미아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적십자회비를 매년 꼬박꼬박 낸다.

회비를 내지만 아는 바가 없다.

 좋은 일을 하는 곳이겠거니 하며 믿었으니까 말이다.


이런 내게 북유럽까페를 통해, 이소노미아출판사의 책이 무상으로 왔다.

책은 577쪽에 앙리 뒤낭의 일생과 적십자창설과정 등의 방대한 분량을 담고 있다.


적십자라는 국제기구가 어떻게 태동됐을까? 뒤낭은 알제리 식민 정착촌 근처의 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나폴레옹3세 황제를 만나야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알제리사업의 출구를 뚫고자 당시 전쟁 중이던 황제 알현을 위해 이태리여행을 한다. 프랑스와 사르데냐연합군과 오스트리아군과의 전쟁이 치열하게 일어났던 솔페리노전투의 부상병들이, 좀 떨어진  인근 마을 카스틸리오네로 밀려 들어오면서 아수라장이 된다. 앙리가 마주한 전쟁현실은,  부상병 치료할 의료품, 침대, 붕대, 일손 등 모든 것이 공황상태이고 조직을 할 수도 없다는 혼란이었다. 이 때  앙리의 마음에 한 생각이 일어난다. 붕대를 둘러줄 일손을 일으켜야겠다는 것이다.

카스틸리오네의 여인들은 내가 국적을 전혀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고는 따라해 주었다. 워낙 국적이 다양한 데다가 그녀들에게는 똑같이 그저 외국인일 뿐인 부상병들에 대해 동등하게 자애롭게 대했다. 그녀들은 감정에 북받쳐서 '모두가 형제'라고 반복해 말하곤 했다.

-126쪽

 이편저편 없이 부상병들이 구호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자 앙리는 [솔페리노의 회상]이라는 책을 출간하고 유럽전역에서 지식인들, 장관 궁정의 호응을 얻게 된다. 이 일을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회의가 개최되면서 협약이 정해지며 드디어 최초의 5인위원회가 결성된다. 이것이 국제적십자위원회의 전신이다.

비록 자신의 알제리사업은 실패했고, 지나친 월권행위와 발빠른 대처로 인한 조직내 과정과 절차를 생략한 그의 행보로 인해 적수가 만들어지긴 했으나, 그의 헌신과 열정, 사회적 인맥 동원과 활용의 덕분에 국제적십자가 나오게 된다. 1864년이 협약을 통해 모든 부상병들은 구호를 받게 된다. 제1조를 보자면 "구급차량과 군병원은 중립으로 인정되며~", 제7조 "깃발과 완장은 흰색 바탕에 적십자로 표시되어야 한다" 등의 제10조까지의 협약이 작성되었다. 

 1901년 박애정신과 평화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어 제1회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한다. 프레데리크 파시 씨와 수상한 노벨평화상의 상금 75,391프랑을 받았지만 앙리가 살면서 빚진 부채를 받기엔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오래 산다는 것은 주위의 수많은 사람이 먼저 세상을 뜨는 걸 보게 된다는 뜻이다. 앙리의 적들, 동료와 가족들, 귀족친구들도 떠나가고, 앙리 역시 1910년 10월 30일, 스위스의 아펜첼아우서로덴주의 하이덴 요양병원에서 세상을 떠난다. 그의 나이 82세였다. 


 "세상의 온갖 불행과 불의를 다 겪으면서도 확고부동한 원칙과 완강한 끈기와 투지를 유지하는 적십자는 실로 앙리 뒤낭이 세상에 내놓은 딸이 맞다고 생각했다. 적십자는 견딘다. 포기하지 않는다. 끝까지 견뎌낼 것이다. 만약 비틀거리더라도 바로 털고 일어선다. 바로 그것이 적십자가 짊어진 십자가이며, 이 또한 설립자 뒤낭이 견뎌야 했던 십자가와 닮아 있다." (저자의 맺음말 중에서)

뒤낭은, 내가 할 일이 무엇이지? 이곳에 어떤 도움이 필요하지? 에 대한 판단능력이 뛰어나다. 그 일을 회람용서신을 통해 상황파악을 하고 설득력있게 편지를 써서 상대를 움직이게 하는 능력이 있었다. 


학력은 부족했으나 여행, 기록, 표현을 통해 여러 권의 책을 집필했고, 반향을 일으켰으며, 그것을 토대로 사회 저명인사들 속에서 동기부여를 일으킬 줄 알았다. 경험과 책, 독서, 저명인사들과의 유대감이 충분하다면 중등학력이면 어떤가. 충분히 뒤덮여진 셈이다.


564쪽에 달하는 그의 일생을 읽으며 적십자의 창설과정과 재정문제로 피신하고 잊혀지고 아팠던 그의 삶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