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데이 블랙
나나 크와메 아제-브레냐 지음, 민은영 옮김 / 엘리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편견이 스며든다. 나이가 들수록, 겪는 일들이 많아질 수록 의식은 확장되어야 하는데 편협한 사고에 갇혀버린다. 


문학은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의식을 변화시킨다. 중국의 문화대혁명은 모택동을 비판하는 글인 '해서파관'이 발단이 되어 일어나게 되었다. 문화는 혁명이라는 큰 흐름이 되기도 한다.


최근 미국에서 일어난 BLM사건과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핀켈스틴의 5인]

"그는 고함치고 소리지르고 방망이를 땅에 내리치면서, 이번만은 진정한 본모습으로 돌아간 게 아닐까 생각했다.


어떤 폭력은 말 대신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울며 애원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말들은 어떤 덩어리가 되어 공격성을 띄게 되는 것일까? 자신의 흑색도를 조절하며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며 살아야 하는 삶은 "바드득거리고 딸깍대는, 가슴속을 휘젓는 열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의 손에서 적당한 크기가 된, 알루미늄 방망이를 손에 들려주었다.


폭력에는 폭력으로, 목숨에는 목숨으로. 인간은 당한만큼 갚아주어야지만 알아듣는걸까? 



[그 시대]

"너 귀먹은 남자 이야기 들어봤어?


성공적인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스피드리드 칩을 장착하고 완벽한 삶을 산다. 하지만 유전자 조작은 언제나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실패하거나, 잘못되어 태어난 아이들은 어떨까? 


회색 바닥을 보고 '울고 있는' 땅바라기들. 매일 아침 '유쾌'를 주입받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당당하고 진실하게 행동할 수가 없는 벤. 그리고 그들과 끊임없이 비교당하며 자신은 더 낫다는 안도감과 저렇게 되지 않아야 한다고 압박감을 느낀다. 


이 이야기는 아이들의 시선이라서 더 잔인한 것 같다. 



[지머랜드]

"사람들은 영혼을 판다고 쉽게도 말한다. 하지만 우리의 영혼은 각자의 것이지 파는 물건이 아니다.


사람마다 정의를 실현하는 방법에 대한 생각은 비슷할 수도, 다를 수도 있다. 대부분은 자신이 겪은 부당함에 대해 화를 표출하거나, 폭력적인 방법으로라도 해결하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그런 것을 이루어주는 놀이공원이 있다면 어떨까. 합법적인 방법으로 타인을 죽이지 않고, 마치 죽이는 것 같은 기분을 맛볼 수 있는 기분을 지머랜드가 선사한다. 


그들의 목표는 이제, 어린아이들이다. 



[프라이데이 블랙]

"블랙 프라이데이는 특수한 경우입니다. 우리 쇼핑몰은 여전히 고객 서비스와 개인 간 화합의 중심지 입니다.


중국에서 커다란 대형 마트가 처음 문을 열 때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끝이 보이지 않게 늘어선 줄, 한 장. 발 디딜 틈은 커녕 저 속에서 숨은 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밀려든 사람들 모습이 한 장. 짐승처럼 진열된 음식을 뜯어먹으며 마치 카트 안에서 며칠은 지낸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던 모습, 한 장. 


홉스는 그의 저서에서, 근대적 현실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리바이어던>이라는 괴물로 묘사하고 있다. 그 괴물은 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현재에도 존재한다. 프라이데이의 암흑에 정신을 거의 빼앗긴 사람들은 마치 짐승처럼 제대로 된 인간의 언어조차 사용하지 못한다. 


돈, 하나만을 보고 그것만을 쫓는 사람들 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