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집이 있다
지유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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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따뜻한 집.

음식과 가족들이 있는, 또는 돌아갈 곳이 되어주는 장소. 나의 최소한의 안전망. 보금자리.







집에 대한 나의 기억은 어떤 '냄새'다. 사람마다 체취가 있듯이, 집에도 냄새가 있다. 우리집이나 친구집, 초대받아 우연히 가게 된 직장 동료의 집에서는 저마다 냄새가 난다. 


냄새가 난다고 해서 꼭 안좋다는 의미가 아니다. 나는 집마다의 향취로 그 집을 기억하고는 한다. 자취를 시작하게 되면서 나도 집에서 나는 냄새에 더욱 민감하게 신경쓰게 됐다. 누군가 초대할때 현관에서 부터 이게 무슨 좋은 냄새야~?, 라는 이야기를 가끔 들을때면 어떤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대학생때 처음 들어가 본 친구의 기숙사에서는 아카시아와 민트가 섞인 향기가 났다. 그 뒤로, 어느샌가 나도 내 집의 첫 냄새가 깔끔하고 상큼한 향이었으면 하고 바라게 됐다. 


*


저자는 디자이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배웠다고 하니, 미술에 재능이 있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 받았던 최초의 칭찬 한 조각은, 크면서 삶의 방향을 결정할 때가 있다. 수채화를 배우고, 사생대회에 나가고는 했던 어린시절이 떠올랐다. 저자의 어린시절에 들었던 첫 칭찬이 궁금해졌다.







우리집


나만 냄새로 집을 추억하는 것이 아니었나 보다. 큰삼촌네 집으로 어렸을 적을 추억하는 모습을 보니, 익숙하고 친근해서 좋았다.







친구네 집


막창을 좋아하는 창식이가 하는 막창식이네.

"잘하는 일을 하고 사느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느냐?"

"돈 버는 일을 해야 하느냐?"

저자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산다고 했다.


나에게 물어본다면, 나는 지금 돈 버는 일을 하고 있다. (직장인으로써)

언젠가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일, 그리고 잘하는 일이 모두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하고 싶다.


미래를 위해 알고 싶으면 먼저 지나간 일들을 살피라, 는 동의보감의 격언이 있다.


나의 미래를 위해, 하고 싶은 일을 위한 투자는 지금부터다.







봄에 만난 집


삼척의 봄.

삼척에는 가본 적이 없는데, 벚꽃 그림이 예뻐서 꽤나 오래 눈길이 갔다.

가로등 아래의 벚꽃은 핀 것이 아니라 터져 있는 것 같다, 는 저자의 말에 알맞듯, 팝콘이 튀듯 터져나와 담벽을 감싸는 벚꽃의 빛깔은 봄 그 자체다.



*


우리집으로 시작한 집에 대한 그림들은 친구의 집과, 길에서 만난 집을 지나 봄에 만난 집으로 향한다. 


저자가 만난, 또는 다른사람들이 사진으로 보내주기도 한 집들은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있다. 사연 없는 가족 없듯이, 사연 없는 집이 있을까.


요즘은 널뛰는 부동산 때문에, 집이 또 다른 의미로도 다가온다. 나의 안전망이나 보호막 뿐만 아니라, 투자나 재테크의 수단으로서도. 또,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니, 집에 대한 의미가 확대와 재생산되고 있다. 


저자의 그림을 통해, 그리고 따뜻한 글을 통해 함께 되새기는 집에 대한 의미는 그저 거주의 공간일 뿐만 아니라 물질로서 채워지지 않는 감정적인 정서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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