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체인
에이드리언 매킨티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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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경험은, 세상이 뒤집히는 것과 같다. 


카뮈는 말했다, 한겨울에야 나는 내 안에 아무도 꺾을 수 없는 여름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살아남는다는 건 언제나 인내한다는 것이다. 체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체인을 절대로 깨서는 안된다. 그 것은 비밀을 언제나 지니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그 비밀이 너무 깊고 어두워서 늪처럼 빨려들어가게 될지라도.






"네가 처음도 아니고 분명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명심해라, 이건 돈 때문이 아니라 체인 때문이라는 걸.


레이철은 이제 겨우, 삶의 밧줄을 다시 잡은 엄마다. 전 남편인 마티는 암에 걸린 자신을 버리고 젊은 여자인 태미와 달아나 버렸고, 딸인 카일리와 바닷가 근처 낡은 집에서 살았다. 어느 날, 딸인 카일리가 납치를 당하기 전까지는. 


그 납치는 레이철을 통째로 바꿔놓는 일이 된다. 






계획에서 벗어난 상황에서도 레이철은 체인을 바로 잡는다. 겨우 다시 붙은 가족은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것 같다. 검고 긴 밤은 그들 중 누구에게도 평안을 안겨주지 못한다. 레이첼은 다시 혈관에 독을 넣는 항암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결심한다. 체인을 끊어야 내 가족이 살 수 있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레이첼은 쓰던 강의계획서를 삭제한 뒤, 블로그를 하나 만든다.


블로그를 만드시겠습니까? 구글이 묻는다. 레이철은 예를 클릭한다.






체인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것이 굉장히 신선했다. 서로가 서로를 인질로 잡고, 내 자식이 풀어졌으니 너도 풀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고받기도 한다. 체인을 만든 사람은 분명 무척 똑똑한 사람일 것이다. 그 자체만으로 굴러가는 조직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회사만 다녀봐도, 어떻게 이런 조직이 운영되는거지? 하고 살펴보면, 소수의 엘리트 들이나 가끔 존재하는 능력있는 사장덕분이기도 하다. 


결국, 체인은 어떻게 되었을까? 레이첼은 다시 평안을 찾을 수 있을까? 그녀가 애써 만난 가족은 겪었던 일에서 회복할 수 있을까. 궁금한 마음이 든다면 꼭 읽어보기 바란다. 한순간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긴박감과 서스펜스가 있으니까. 


여름밤에 읽기 좋은, 날카롭게 잘 벼려진 귀기어린 칼날 처럼 무척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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