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에렉투스의 유전자 여행 - DNA 속에 남겨진 인류의 이주, 질병 그리고 치열한 전투의 역사
요하네스 크라우제.토마스 트라페 지음, 강영옥 옮김 / 책밥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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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에는 이동성에 대한 욕구가 잠재해 있다고 한다.


살던 곳에서 계속 살지 못하고 떠돌아 다니는 사주도 있다고 하니, 틀린 말은 아닌 건가 싶다. 하지만, 인류의 DNA의 변화를 일으킬 만큼의 대이동은 지구의 절반이 얼어붙었다는 빙하기 말고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뼛가루의 DNA에서 역사를 추출하는 학문이 있다. 새로운 학문 분야인 고고유전학에서는 의학에서 개발한 방식을 이용해, 수십만 년 된 유전자를 해독한다. 2000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추진한지 10년 만에 인간 게놈 해독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우리가 흔히 DNA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영국의 생물 물리학자 프랭클린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DNA 염기 서열 분석에 성공한 것이다.






오래전 죽은 사람들의 DNA 염기 서열 해독 외에 최근 몇 년간 고고유전학이 각광받고 있는 연구 분야가 있다. 인간은 지구 역사상 가장 성공하고 이동성이 뛰어난 종이다. 그리고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수천 년 전부터 인간이 유전적으로 발전해온 발자취를 추적하고 있다. 


유전자 분석 결과에 의하면 현생 인류는 적어도 22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최초의 이주를 시작했다. 인류의 이주 역사는 아주 길다. 


지도를 통해 인류의 이주를 설명해 줘서 이해하기가 쉬웠다. 집 안에만 있어도 좀이 쑤시는 일 때문에 집밖을 나가기 일쑤지만 대륙을 이동할 정도로 걸었다는 점이 신기하면서도 이상했다. 나만 해도 거의 태어난 곳에서 떨어지지 않고 살고 있는 편인데, 요즘은 진학이나 취업 때문에 지방 사람들이 서울로 많이 이동한다고 쳐도 그 당시에는 교통 수단도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산맥을 넘고 강을 건너 다니다니. 







지구 온난화는 과거, 인류의 이주를 유발한 요인이었다. 최근의 기후 변화로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빙하기 때는 영토나 국가라고 할 것이 없었다. 지금의 문제는 지구에 주인없는 땅이 없다는 사실인 것 같다.








특히, 구리의 발견과 청동 개발을 통해 고도 문명으로 향하면서 가부장제와 수직적 서열 구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태곳적부터 다양한 살상 도구가 있었다. 인간은 사냥을 위해 창, 활, 화살, 나무나 돌로 만든 검을 제작했다. 물론 사냥을 통해 식량 확보를 위한 점도 있었겠지만, 이런 무기들은 같은 종족을 향해기도 했다.


거푸집을 만들어 대량생산의 길이 열린 것은, 소비사회로 이어지는 발판이 되었다. 하루하루, 채집하며, 사냥하며, 농작물을 키우며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삶에서 소비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시대까지 왔다. 수많은 시간이 흐른 만큼, 우리는 발전 한 걸까? 일하지 않으면 먹고살기가 힘든 사회는 인류에게 정말 행복한 사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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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대한 역사와 더불어 발전해 온 인류는 아직은 이 지구라는 틀을 벗어나서는 생존할 수 없다. 우리는 앞으로도 어떤 대이동을 하게 될지 모른다. 점점 따뜻해지고, 알 수 없는 기후는 혼란스럽기도 하다. 


고대 인종의 뼈를 직접 보거나, 그들의 DNA를 채취해서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학문이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렇다. 우리에게는 학문이 있다. 새로운 학문들이 미국이나 유럽 중심으로 펼쳐진다는 점은 아쉽기도 하다. 


인류는 결국 어디로 나아가게 될까? 이 지구라는 틀을 벗어나는 신인류가 오게 될지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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