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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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동안 그들의 그림자가 대신 깨어 있도록 해주어라.


꿈을 만든 신은 시간을 다스리는 신이었다.


그의 수명이 다 할 날이 다가오자, 아끼는 제자에게 미래, 과거를 나누어 주었다. 마지막 가장 아끼는 세번째 제자에게 어떤 시간을 갖고 싶냐고 물어보자, 그는 사람들이 잠든 시간을 받기를 원했다.






우리는 잠을 자는 것으로, 몸의 피로를 회복하고 어떤 일들은 잊어버리기도 한다. 잠을 잘 떄 꿈을 꾼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이것을 누군가 만든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꿈에 대한 이야기라서 새롭고 산뜻했다.


우리가 꾸는 꿈들을 파는 세상이 있고, 그 곳에는 꿈을 꾸는 중인 일반인과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산다. 사람들이 꿈을 구매하고 깨어날 때 지불하는 기분으로 값을 매기고, 수많은 팬이 생길정도로 유명한 꿈 제작자가 있는 세상. 마치 해리포터를 읽을 때처럼 탄탄하고 생생한 세계를 만난다는 것은 무척 설레는 일이었다.


에피소드는 꿈 세상의 취준생이었던 페니가, 세 번째 제자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꿈 백화점'에서 일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층별로 특색있는 담당자들의 이야기, 동경하던 꿈 제작자들을 만나는 이야기, 직원들이 모두 함께 올해의 꿈 시상식을 보는 이야기 등 너무나 재미있었다.






그런 점이 궁금해 지기도 했다. 과연, 사람들이 꿈을 다 사가버리고 나면 꿈을 꾸지 않고 잠드는 걸까? 그래서 가끔은 아무런 꿈도 꾸지 않고 푹 잘수 있는걸까. 실제로, 꿈이 필요하다기 보다 좋은 질의 수면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꿈을 판매하지 않기도 한다. 인기가 많은 꿈은 빠른 시간에 품절되기도 하고. 


태몽을 만드는 아기냅 코코의 이야기와, 동물들이 꾸는 꿈을 만드는 애니모라 반쵸의 이야기는 너무 사랑스러워서 읽는 내내 입꼬리가 내려올 줄을 몰랐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백화점의 지배인이자, 세번째 제자의 후손이라고 여겨지는 달러구트는 좋은 꿈만을 주문하지 않는다. 꿈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쫓기는 꿈이나, 과거에 겪었던 트라우마를 반복하는 꿈을 만드는 꿈울 통해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꿈들을 만들어 준다. 화를 내며 찾아온 손님들에게 조곤조곤 설명하며 침착함이 담긴 쿠키를 내어주는 모습은 인자하고 미소 띈 달러구트의 모습을 상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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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꾸는 것이 꿈이지만, 항상 같은 꿈을 꾸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경험이 다르고 성격도 다 달라서 인것 같기도 하지만 그만큼 꿈 제작자들이 다양한 꿈을 많이 만들어 낸다는 것은 아닐까? 항상 어떤 꿈을 만들어낼 지 고민하고, 꿈을 꾸는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에게 아이디어를 주기도 하는 달러구트의 모습은 지금 내가 사는 현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편안함을 스프레이 처럼 뿌리고, 설렘 한 병을 안고 꿈세계로 갔으면. 오늘은 그런 꿈을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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