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너를 위하여 이숲 세계명작 해설 시리즈 2
김욱동 지음 / 이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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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포크너는 미국작가들 중 가장 깊이있는 감독이라 생각함.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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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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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빠지지 않는 것이 자기개발서이다.
또 한편에는 자기개발서라면 질색을 하는 이들이 있다.
자기개발서를 손에 집을 때는 기본적으로 저자에 대한 호감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 저자를 존경하고, 저자가 살아온 인생을 본받고 싶을 때 저자의 조언을 듣는 것이지
자기가 별반 훌룡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의 조언은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흰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좋은 소설이나 철학서는 저자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만고불변의 진리를 담고 있을 수 있지만
자기가 아무리 감명깊게 읽은 책이라도 타인에게는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는 것이 바로 자기개발서이다.

자기개발서를 좀처럼 읽지 않는 내가

아무리 포장해도 요즘 대세인 '힐링'을 시켜준다는 '멘토'의 자기개발서 부류에 속할 이 책을 선뜻 집어든 것도
내가 유시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을 들을 때 연상되는 것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목적에 대한 이야기라면 [어떻게 살 것인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책 제목 그대로 저자는 자기의 경험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고전을 참고하기도 하면서
낮은 어조로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한다.
다른 자기개발서를 읽지 않아 모르겠지만 다른 책과 이 책에 차이가 있다면
저자는 '내가 이렇게 살아서 성공했으니 너도 이렇게 해라'라는 조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여지껏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그래서 앞으로 이렇게 살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저자는 스스로 멘토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멘토를 찾는다.
1부는 '크라잉넛'을 멘토로 자기가 원하는 방식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 주제고
2부는 알베르 까뮈를 멘토로 치열하게 삶을 살아야 잘 죽을 수 있다는 죽음과 삶이 별개가 아님을 이야기한다.
3부는 잘 살 수 있는 방법으로 노는 것과 일하는 것을 최대한 일치시키고 사랑하되 연대까지 확장시키라는 조언을 들려 준다.
끝으로 4부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게 우리의 발목을 잡는 족쇄같은 생각에 대한 이야기이다.

1부, 2부가 댓구를 이루고 3부, 4부가 역시 한 짝으로 짜여진 듯한 느낌인데
내가 워낙 죽음을 두려워해서 그런지 잘 죽어야 잘 산 거라는 내용을 다룬 2부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2부에서 저자는 예전에 실존주의를 배부른 서구 지식인들의 담론의 향유로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던 과거를 이야기하는데
사고의 깊이야 천지차이겠지만 나도 공감이 간다.
어릴 때야 뭣도 모르고 실존주의가 멋있어 보여 혹했다가 맑스를 필두로 한 사회비판적 책들을 읽다보면
[이방인]의 뫼르소도 인종차별주의자로 보이고 실존주의 작가들이 허공에 뜬구름 같은 소리만 해댄다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의 자유의지를 최우선으로 보는 그들이 물질적 토대나 제도는 소홀히 하고
모든 문제를 개인적인 것으로 규정해 버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살아오면서 느끼는 건 인간은 결국 부조리한 세상에 '던져진' 철저한 '개인'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실존은 본질에 선행한다."
내 식대로 이 말을 이해하면 결국 인간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것도 아니고 '20세기가 간절히 원했기에' 태어난 것도 아니다.
그냥 인간은 자연의 질서, 동물적 본능에 의해 지상에 던져진다.
자신이 원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부른 것도 아니다. 이유도 의미도 없는 탄생이니 죽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은 그 다음 순서, 빈 항아리에 물을 채우듯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간인 것이다.

유시민 역시 "왜 자살하지 않는가?"라는 까뮈의 질문을 화두삼아 의미있는 죽음에 대해 고민한다.
삶과 죽음이 별개가 아니라는 것, 잘 사는 것만큼 잘 죽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잘 죽는다는 것은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라는 것,
존엄을 지키려면 인간의 자유의지대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자유의지대로 산다는 것은 결국 스스로 원하는 방식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1부의 이야기와 이어진다.

학문적 교양서가 아닌 에세이식의 책이기에 내용이 어렵거나 구성이 치밀하지는 않다.
어찌 보면 너무 느슨해 보일 수도 있고 다른 자기개발서에서 익히 보아온 닳아버린 조언들도 눈에 띈다.

하지만 저자에 대한 애정을 이미 깔고 보는 내게는 같은 말이라도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면서 묵직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나역시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기에 나는 이제껏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돌아보고
저자가 말하는 대로 정말 자기 스스로의 방식대로 살아야 하지 않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된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저자의 정계 은퇴의 이유와 그 이후의 행로가 궁금해서 이 책을 찾을 것이다.
그들 중 또 어떤 이는 저자의 답변에 만족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저자는 본인이 정치인의 삶을 원하지 않았고 그 이후 정치를 하면서도 행복하지 못했기에
진정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정계를 은퇴했다고 말한다.

요즘 이사야 벌린의 책을 읽다보니 사상가(or 정치가)에도 벨린스키형과 게르첸형의 두 부류가 있는 것 같다.
벨린스키는 자신의 신념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불굴의 의지의 소유자이고 게르첸은 전형적인 자유주의자이다.
이전의 저서에서 누누히 밝혔듯이 저자 역시 신념의 절대성에 대해 회의하는 자유주의자이다.
권력이나 신념 둘 중 하나에라도 절대성을 부여해야 하는 정치판이 저자에게는 버거웠을 것이다.
나야 뭐 권력욕과는 거리가 먼 저자의 순수성을 믿기에 저자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는 쪽이다.
더우기 저자의 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지식소매상'의 귀환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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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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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으로의 유시민도 좋지만 지식소매상으로의 그를 더 좋아하는 나로선 반가운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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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파 - 내부 폭력의 사회심리학
퍼트리샤 스테인호프 지음, 임정은 옮김 / 교양인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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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파에 관심이 많아서 이 책 끌린다. 하루키의 1Q84도 아사마 산장 사건이 배경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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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 평전 - 천재의 의무 Meaning of Life 시리즈 8
레이 몽크 지음, 남기창 옮김 / 필로소픽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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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천재에게 매혹되는가?
그가 이룩해 놓은 업적에 대한 찬사인가?
그의 남다른 삶의 궤적에 대한 호기심인가?

이 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분석철학의 대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평전이다.
영국의 젊은 작가에게 주어지는 아무개상을 받았다는데
얼마나 권위있는 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다보면 틀림없이 끝내주는 상일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비트겐슈타인의 명성과 몇몇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나
정작 그의 철학을 이해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점이 신화를 구축하는데 일조했을지도 모른다.)
비트겐슈타인의 철학 자체가 난해하기도 하거니와
전기철학과 후기철학간의 견해차이가 크고
그나마 남긴 저작도 몇권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 인물의 평전을 읽는 것이
그 인물의 공적 삶과 사적 삶,
사상까지 복합적으로 결합된 총체적 인물상을 알고 싶기 때문이라면
저자는 이 점에서 탁월하게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철학자를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내 준다.

「논리철학논고」로 대표되며 언어의 본질적 구조를 통해
기존 논리학 체계를 분석하여 당위처럼 받아들여진 명제들이
실은 지극히 허약한 지반을 딛고 있음을 밝혀낸 전기철학부터

「철학적 탐구」로 대표되는 언어를 논리적 구조물이 아닌
연관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언어게임의 규칙들로 파악하여
모든 학문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려 한 후기철학까지
저자는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체계의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저자는 비트겐슈타인의 파란만장한 삶,
오스트리아의 유대인으로서 직접 참전해 겪은 세계대전의 경험,
케임브리지의 철학교수로서 학계와 동료들과 겪은 애증관계,
몇 차례의 연애사를 통한 사적 삶까지
그의 격렬하면서도 치열했던 삶을 흥미롭게 그려낸다.

한 텍스트가 다른 텍스트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레이 몽크의 경우 바이닝거의 저서를 통해
비트겐슈타인의 삶과 철학을 조명한다.
저자가 보기에 비트겐슈타인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Duty of Genius"이다.

"진정으로 위대한 일을 하든지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든지"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죽는게 낫다는 극단적 완벽주의가
비트겐슈타인을 도달하기가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점,
철학에서 모든 불명료한 것을 제거하고 논리적으로 완벽한 반석 위에 세우겠다는 목표로 몰아붙인다.

이 집착에 가까운 자의식은 철학 뿐이 아닌 삶에도 적용된다.
비트겐슈타인의 지극히 이기적인 까다로운 성격,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고립된 삶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지적 토론이 가능한 동료를 갈구하는 이중성,
자신의 철학이 이해받지 못하리라는 불안감,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욕망의 철저한 분리,
강단철학의 부르주아적 안이함과 하층계급의 무지함에
동시에 환멸을 느끼면서 겪는 고립감이
그의 일상적 행복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그는 생애 내내 금욕주의에 따른 죄책감으로 고통받는다.

저자의 말대로 비트겐슈타인의 삶은 "본성과의 계속되는 전투"였고
그는 용감하게 싸웠고 아름답게 패배했다.
철학에서도 삶에서도 매순간 광기와의 경계선에 서 있는 듯
극단까지 밀어붙인 그의 삶은 '천재의 전형(러셀)'이란 수식어 없이도
충격적이면서도 감동적이다.

책을 덮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진다.
좀처럼 느끼기 힘든 소중한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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