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 장현 / 그림 - 김도윤

밤새 골목을 뒤덮은 폭신폭신한 눈.
축 처진 나뭇가지 위에 녹아내린 눈.
시퍼런 추위 속에 단단히 얼어붙은 눈.
같은 눈이지만 손끝에 닿는 느낌은 모두 다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그림인지 물으니 첫째인 딸은 "눈이 온 그림이죠~" 합니다.
그런데 둘째인 아들은 "엄마~ 근데 펭귄 배에 에이 비 씨가 써 있는데" 합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어른들은 생각지도 않은 책의 부분을 잘 찾아냅니다.^^

그림이 손끝에 전해집니다.
거칠고 빳빳한 무명 앞치마와
부드럽고 고운 비단 드레스의 감촉.

우리 아이들에게 이 그림의 느낌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우리 아이둘다 책의 그림을 만져봅니다.^^

차갑고 단단한 도자기와 까칠까칠 돋아난 수염.

까칠까칠 돋아난 수염이 느껴지냐고 물으니 또 만져보네요^^
아이들에게 만지지 않고 느껴지는 것을 말해보라했더니 어려워하더라구요 ^^;;

세상을 그대로 닮은 그림은 우리가 사물을 보거나 만졌을 때의 느낌을 떠올리게 합니다.

리처드 에스테스의 <커다란 다이아몬드>를 보여주며 이게 그림일까? 사진일까?물으니
"사진이지~" 합니다.
그래서 이건 그림이래~라고 말해주었더니 "정말?? 사진같은데" 합니다.
저도 처음 보았을때는 정말 사진인줄로만 알았습니다.
어쩜 유리의 느낌과 유리에 비치는 저 느낌을 어떻게 그렸을까요? 저도 신기합니다.

그림은 다른 사물의 느낌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어린 새의 깃털 같은 나뭇잎. 불꽃 같은 나뭇잎.

그리고 거칠고 울퉁불퉁한 화강암의 표면 같은 지붕과 마을, 그리고 사람들.

우리 딸은 박수근의 <아기 업은 소녀>를 보더니
"엄마 근데 왜 언니가 아기를 업고 있어? 엄마가 안업고?" 합니다.
아이들의 눈에도 저 아이가 엄마가 아닌 소녀로 보이나 봅니다.

오로지 그림을 그리는 방법만으로도 느낌은 전해집니다.
재빠르게 휘몰아치는 붓질에서는 찬바람이 느껴지고.....

캔버스로 자유롭게 스며든 물감 자국은 부드러움과 촉촉함을 느끼게 합니다.

진흙처럼 두껍게 바른 물감은 어떤가요?
저 깊은 늪속으로 가라앉아 허우적대는 것 같지 않나요?

조심스럽고 꼼꼼한 붓 자국이 몸의 매끄러움을 그대로 전합니다.
거칠고 굵은 붓 자국이 탄력 있는 근육과 몸의 열기를 전합니다.

조지 벨로스의 <클럽의 두 남자>를 보더니 우리 딸도 손을 뻗어 봅니다.^^

초등학생인 우리 조카가 얼마전 부터 권투를 배우러 다닌답니다.
그래서 배우고 온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더니 너무 좋아하면서 따라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이 책에서 <클럽의 두 남자>를 보더니 벌떡 일어나 권투를 해봅니다.^^

만져질 것처럼 생생한 피부, 소맷자락, 머리카락과 뒤편으로 멀어지는 흐릿한 풍경.
하나의 그림이 하나의 느낌만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붓이 지나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땅.
이렇게 그려진 땅도 모두 다른 느낌을 줍니다.

같은 물이지만 강과 연못, 호수, 바다도 모두 다릅니다.

우리 딸이 안데르스 레오나르드 소론의 <다그마>를 보더니
"엄마 근데 왜 이 언니는 집에서 목욕안하고 밖에서 목욕해?" 합니다 ㅎㅎㅎ
저 아이들 사진을 찍다가 한참을 웃었습니다.^^

닿을 수 없는 하늘이지만 그림 속 하늘은 손끝에 전해집니다.
때론 매크럽게 때론 거칠게


때론 매끄럽게 때론 거칠게 에서는
시각적 질감과 물질적 질감, 사진보다 더 사실적인 그림인 포토리얼리즘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 화가, 이작품에서는
빈센트 반고흐와 박수근,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그림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독후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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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술관 가기
미술관에 가서 질감이 느껴지는 그림을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이곳 미술관은 재미있게 이렇게 그림안에 들어가 주인공이 되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정말 고희의 붓터치느낌은 강렬하고도 질감이 느껴지는 그림입니다.

이곳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 많이 있었습니다.
책에서 보았던 <사이프러스>와 비슷한 그림의 <사이프러스가 있는 길>도 있었습니다.
정말 질감이 느껴지는 그림이었습니다.

"엄마~ 우리 책에서 본 그림~~"
하면서 우리 딸이 먼저 알아보고 달려갔습니다.
바로 <질감이 느껴지는 그림>에서 보았던 모나리자였습니다.

여긴 모나리자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할 수 있게 하는 곳도 있어서 우리 딸과 한번 해보았어요.
2. 그림 그리기
우리 딸아이와 함께 책에 나와이씨는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를 그려보기로 하였습니다.
반 고흐의 그림은 정말 붓의 자국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반 고희의 <사이프러스>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따라 그려보라고 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고희의 붓자국을 보면서
"엄마~ s자 같기도 하고 2자같기도 한데?" 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 아이의 눈에도 고희의 붓터치가 느껴졌나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