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이 같이 있지만, 사실 그림이 더 많고 눈길이 더 많이 가는 도서라 가독성이 높았고 시각적인 즐거움이 매우 컸다. 하지만 자취에 대해 마냥 기분 좋은 일이고, 환상을 심어주는 그런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관찰하고 나에 대해 알아가고 발견해가며 집 또한 이 세상 하나뿐인 나와 어울리는, 나에게 안락함을 줄 수 있는 그런 방을 꾸밀 수 있게 도와주는 것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 감성 충만해지고 행복해지는 책이다. 우울한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선인장씨라고 부르며, 식물에게 애착을 가지고 소중하게 다루는 슛뚜의 모습은 정말 귀엽고 나도 저렇게 애정있는 마음으로 식물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냄새에도 온도가 있다.'는 말은 매우 짧아보이지만 너무 와닿았고 그림도 글귀와 아주 잘 어울려 한참을 머물러 있었던 구간, 글귀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방. 겨울이 되면 펴는 러그. 봄이 되면 함께 하는 선인장씨. 푸들 베베와 함께 살면서 슛뚜의 일상을 유튜브보다 멈춰있는 사진으로, 슛뚜의 기록으로 만나고 싶다면 이 도서를 읽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