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이제는 잘할 때도 됐다 - 왜 아직 영어로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할까?
오성호 지음 / 넥서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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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어 학습책이 아니다. 영어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주는 부분도 적다. 제목과는 달리 전반적인 논조는 우리 영어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목을 보고 영어를 잘하는 비법을 기대했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오히려 이 책은 우리나라 영어 정책을 결정하는 높으신 분들이나, 기업의 인사 담당자가 읽어야 할 듯 하다.

 

저자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영어를 지식으로 배울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의 도구인 언어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을 영어에 관한 지식을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사용하여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정의가 중요한 이유가 영어를 잘 한다는 것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언어로써의 영어를 익히는 것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며, 우리가 어렸을 적 우리말을 배우는 과정을 예로 자주 든다. 이 부분에서 아쉬운 것은 저자의 주장이 틀리지 않지만 우리 현실과의 간극이 상당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어는 우리에게 모국어도 아니고, 2언어도 아닌 외국어 일 뿐이다. 모국어를 습득하는 환경이 아니라 일부러 영어 환경에 노출시키지 않으면 안되는 환경인 것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있는 부분이다.

 

저자는 우리 교육 정책이 바뀌어야 하고, 또 기업체의 입사시험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어가 필요 없는 대부분의 기업체와 공공기관에서 조차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점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저자의 입장에 공감하고 동의한다. 나도 이부분을 많이 고민했는데, 뾰족한 수가 없다. 영어 학습의 폐해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공론화 되고 변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전체 사회가 다 같이 변하지 않는 한 쉽지 않은 변화일 것 같다.

 

현실에 대한 저자의 비판과 주장 등의 무거운 내용 외에 적은 부분이지만 영어에 대한 통찰을 갖게 해 주는 부분도 있다. 앞부분의 언어 영어 맛보기 부분인데, 영어를 언어로 접해보지 못했다면 정말 ~ 이런 뜻도 있구나하게 된다.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잠깐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언어영어로 학습(이 말이 어울리는 것 같진 않으나)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핵심은 읽기를 통한 풍부한 입력이다. 기계적 암기가 아닌 의미 있는 맥락 속의 언어로 자연스러운 노출을 통해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는 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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