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영어로 체계적으로 말하자 : 확장문법 편 발칙한 영어로 말하자
심진섭.레이나.김현주 공저 / PUB.365(삼육오)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저자는 초보자도 쉬운 영어로 고급지게 말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토익같은 시험 영어가 우리 나라 사람이 영어를 말하는 것에 가장 큰 장애라며, 그러한 시험 영어를 아주 싫어하고 반대하지만 대세를 꺾을 수 없어서 토익 고득점까지 올릴 수 있는 스피킹 책을 만들어 버리겠다며, 이이제이와 적과의 동침을 언급하기 까지 했다. 그리고 꽤 수작을 우려냈다는 자화자찬까지 곁들였다. 그런데 아쉽지만 수작이라기 보다는 시작일 뿐이다. 저자는 거창하게 말했지만 시험 영어가 대세인 한국에서 새로운 시도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이 책은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문법 30가지를 토대로 문법을 이해하고 말하기로 연결짓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먼저 해당 문법 요소가 잘못 사용된 대화가 나오고, 저자의 간단한 설명이 주어진다. 이것은 원 포인트 레슨처럼 해당 문법 요소만 간단히 설명하고 있어서 기존의 문법책과 같은 걸 기대하면 안된다. 이 책의 대상이 초~중급 학습자지만 주어진 설명만으로는 뭔소리인지 모른채 지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다음에 앞에서 나왔던 대화의 오류가 수정된 바른 표현의 대화가 나오고, 영어문법을 스피킹한다며 한 문장 주고, 아래 뭐라 잔뜩 쓰여있는데 이걸 왜 이렇게 했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지면 낭비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해당 문법 요소가 쓰인 예문이 대략 8개정도 나오는데, 여기가 좀 그렇다. 저자는 우리말로 영어 발음을 표기해 두고 그것을 따라 읽는 것이 발음과 억양 개선에 특효라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그걸 읽고 연습하면 정말 영어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믿는 것인지 궁금하다. MP3 파일도 다운받도록 해 놓구선... 초등학생도 아닌 초~중급 학습자를 대상으로, 수능과 토익 문제까지 제시하는 책에서 왜 그렇게 했을지 의문이다. 그 다음에 2개의 짧은 지문과 해석을 제시하면서 챕터가 끝난다. 챕터에서 제시된 대화, 문장, 지문 등은 모두 청취할 수 있도록 음원이 제공된다.

 

이 책의 장점은 한국 사람이 자주 실수하는 문법 요소를 뽑아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말이 영어와 다르거나, 우리말엔 없는데 영어에만 있는 것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대다수이다. 그러므로 한번쯤 짚어주면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모호한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문법책도 아니고 말하기 책도 아닌 게 되어 버렸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발음을 우리말로 표기한 것은 정말 우스꽝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챕터의 틀에서 꽤 장황한 복-붙된 설명이 있는데 왜 그렇게 복-붙한 설명을 30번이나 반복할 필요가 있었는지, 심지어 눈에 띄는 오타까지 30번이나 반복되어 좀 거슬렸다.

 

한국 사람이 잘 하고 싶은 영어의 영역이 아마 말하기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가장 많이 공부하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문법과 독해다. 그런데 문법과 말하기를 연결하려는 시도는 참신하다. 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우는 우리에게 문법을 통해 말하기의 기초를 다져가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