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고의 휴식
구가야 아키라 지음, 홍성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7월
평점 :
바쁜 현대인들에게 휴식은 가뭄에 단비같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시간이 주어져도 잘 쉬지 못해서 오히려 더 피로해 지는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있다. 나 역시 '잘' 쉴 줄 모르는 사람 중 하나이다. 보통의 사람들처럼 쉬는 날이 주어지면 평소 못 잤던 밀린 잠을 자기 위해 허리가 아파서 더 이상 누워있기 힘들 때까지 잔다던지, 그냥 멍하니 있으면서 시간 죽이거나 티비와 함께 바보가 되거나, 그나마 좀 나은 것은 아이들 데리고 어디론가 가는 것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면 기분은 좋지만 몸은 더 힘들어진다. 체력 고갈과 에너지 방전으로 더 긴 시간의 쉼이 필요해 지곤 한다. 아마 보통의 사람들의 쉼의 모습이 이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저자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라는 개념으로 휴식을 새롭게 정의한다. 단순히 일을 하지 않고 쉬는 것을 넘어 피로와 스트레스를 느끼는 궁극적인 기관인 '뇌'의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서 마인드풀니스는 '평가나 판단을 더하지 않고 지금 여기의 경험에 능동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즉,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고 피로를 느끼는 원인은 과거에 대해 연연해 하는 것과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는 것에 있으므로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만 생각함으로써 뇌에 걸리는 부하를 없애는 것이 기본 원리인 듯 하다.
우리 뇌가 만성피로를 느끼는 이유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는 뇌의 기초 활동을 하는 부위에 늘상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많은 생각의 부하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피곤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이유로 제시된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자동차의 공회전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같은 순간에도 계속 활동하며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휴식법에 대한 과학적, 이론적 배경을 잔뜩 나열하지 않고, 마치 가벼운 소설처럼 내용을 전개해 간다. '나쓰'라는 한 일본인 학생이 예일대에 뇌과학을 공부하러 와서 겪는 일들을 통해 마인드풀니스를 배우고 적용하는 과정을 한 편의 이야기로 풀어가고 있어서 재미있고 쉽게, 그리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나쓰의 경험을 통해 마인드풀니스의 7가지 실행지침을 '요다' 교수로 부터 하나씩 배워나간다. 초반에는 주인공이 어려움을 겪지만 마인드풀니스를 통해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모든 것이 잘 된다는 뻔한 스토리이지만, 단계마다 요다 교수를 통해 설명해 주는 마인드풀니스 실행 지침이 자세히 제시된다. 주인공 나쓰는 예상처럼 초반에 계속 요다 교수의 설명을 의심한다. 나 역시 나쓰의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쨌거나 이러한 종류의 책의 핵심은 역시 내가 직접 실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