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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경제 - 복잡계 과학이 다시 만드는 경제학의 미래
마크 뷰캐넌 지음, 이효석.정형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경제는 우리 삶이다. 삶의 모든 영역이 결국 경제로 귀결된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우리 생활은 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경제를 잘 이해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그래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서적들이 많이 출판되기도 한다. 쉽게 읽히는 책도 있지만 도무지 무슨 소린지 종잡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 책은 후자에 가깝다. 그것도 아주 많이.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이 책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불확실성과 나비효과다. 20여전 카오스라는 과학 이론 서적이 대중에게 심하게 어필하며, 수능 지문으로도 출제되었던 기억이 있는데, 다른 건 기억 안나도 나비효과만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데 이 책의 논지도 복잡계에서는 무의미해 보였던 작은 행위가 나중에 큰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나비효과와 사뭇 유사해 보인다.
저자는 경제학자가 아닌, 물리학자이다. 물리학을 비롯해 복잡계 이론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사회 관계와 경제 활동을 이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책의 소제에서도 알 수 있듯 복잡계 과학을 통해 미래를 예측(forecast)해 보려 시도하는 것이다. 마치 일기예보처럼 말이다. 그런데 복잡계 과학의 특징이 기존 과학의 이론적 토대라고 생각되는 ‘평형’의 존재를 부정한다. 과거에는 어떠한 현상이든 평형을 회복하기 위해 움직인다고 여겼다. 경제도 마찬가지여서, 평형을 회복하기 위해서 저절로 움직이기 때문에 경제가 침체되면 조만간 회복기가 오는 사이클의 반복이라고 생각했다.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는 이것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멋진 말로 정리했다. 그러나 오늘 날 경제 현상은 그러한 평형 회복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불확실로 가득차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 문제다.
복잡하고 어렵다. 저자의 의도를 읽지 못해 답답하기도 했고,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것 같아서 역자를 탓하기도 하고, 그래서 일반인보다는 전공자들이, 경제학이나 물리학 분야의 전공자들에게 흥미롭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