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교회 잔혹사

서초교회 잔혹사
옥성호 지음 / 박하 / 2014년 3월

한국기독교의 큰 형님격인 서울의 한 대형교회에서 불거진 일들, 그리고 그 교회를 담임하던 목사와 연루된 몇 가지 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리고 소설로 쓰여졌다. 소설이라지만 현실과 너무 닮아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2가지 생각이 뇌리에 맴돌았다. 하나는 소설로써 이 책이 갖는 장단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 책의 모티브가 되는, 소설의 주제가 되는 기반 사실에 대한 복잡한 마음이다.

소설로써 말하건데, 쉽고 재밌다. 교회나 기독교에 대해서 알고 있다면 더 재미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쉬 읽힌다. 구성이나 흐름, 사건 등이 단순하다 보니 조잡스러운 느낌이 나기도 한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겠지만 유치한 느낌도 난다. 그렇지만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다.

모티브와 관련해서는, 마음이 아프다. 부끄럽다. 내 썩은 믿음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는 것 같아서 아프고 눈물이 난다. 내 치부를 백일하에 드러내는 것 같아서 심히 부끄럽기 그지 없다. 소설이 끝날 때까지도 희망의 여지가 별로 없어 더 그렇다.

중세시대부터, 아니 기독교가 국교로 승인되면서부터 시작된 타락과 변질을 끊어야 한다. 작가가 던지는 화두가 그것이 아닌가 싶다. 기독교가 가야할 길, 그리고 우리 신자들이 가야할 길, 그것은 화려하지도 주목받지도 않는 좁은 길일 것이다. 그 길로 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리라.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언론은 통제할 수 있을지 몰라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겸허히, 정직하게 사실을 명명백백 밝히고 하나님 앞에 다윗처럼 처절하게 회개해야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