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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 야구의 전설 한국시리즈
배정섭 지음 / 보누스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지금 한창 삼성과 두산의 2013 한국시리즈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 홈에서의 2경기를 두산이 역대 최장 시간 기록을 세우며 싹쓸이 해 갔다. 첫 2경기를 이긴 팀의 우승확률이 93%라는 통계가 기사에 등장하며 최강 삼성을 상대로 미러클 두산의 승리를 조금씩 점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에 대한 팬들의 신뢰와 기대는 꿈쩍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이 최강팀의 팬이 되기 위한 자세인 것처럼 말이다.
나는 삼성 팬이 아니다. 해태의 팬이었고, 자연스레 기아로 이어져 왔지만 사실 시즌 초에만 강팀으로 분류되는 기아에게 별 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해태의 팬이었던 것도 최고의 플레이로 최강팀이 되었고, 전설이 되었기 때문이다. 요즘엔 특정팀을 응원한다기 보단 야구 자체를 즐기고 있는 편이다. 넥센도 응원하고, NC와 한화도 응원한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우리 프로야구의 수준이 향상되어 모든 팀들이 최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
삼성은 현대, SK, 그리고 삼성으로 이어지는 21세기 최강, 명문 구단 중 하나이다. 지금의 영광이 있기 전, 삼성은 불운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85년 통합우승 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기 까지 17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언제나 최강팀, 우승후보로 분류되어 왔으나 느닷없이 등장하는 여러 팀들에 의해 눈물을 삼켜야만 했던 잔혹했던 시절을 끝내기 위해 모그룹이 무너져 힘을 잃은 해태에서 우승 청부사로 김응룡 감독을 모셔와야 했고, 강력한 자금력으로 당대 최고의 선수들을 싹쓸어 오다시피 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돈성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돈으로 야구하는 팀이라는 비아냥도 들어야 했다. 어쨌든 김응룡 감독과 뒤이은 선동렬 감독은 삼성에 우승DNA를 이식해 주었고, 팀의 체질을 개선시켰다. 또 전통적으로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불펜을 선동렬 감독이 최강으로 변모시켰고, 무명의 선수를 발굴해 최고의 선수로 키워내기도 했다.
이 책은 우리 프로야구의 대표구단이라 할 수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역사와 기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삼성의 팬이라고 한다면 이런 책 한권쯤은 읽어보고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삼성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80년대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적게 언급된 것이다. 이해해 보면, 야구는 기록의 경기이다 보니 그 시절의 기록들은 이미 후배들에게 깨졌기 마련이어서 그러지 않나 생각한다. 프로야구의 각 구단들에 대한 이런 책들이 많이 등장해서 야구에 대한 지식이 더 풍성해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