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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탄생
이어령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별 다섯 개가 부족해 보인다. 저자 이어령은 가히 세계적인 석학이라 불리울 만하다. 사고의 깊이나 넓이가 입을 쩍 벌어지게 한다. 이어령 선생님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명성은 익히 들어왔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선생님의 다양한 학문 분야에 대한 박학다식함과 삶의 다양한 양상을 꿰뚫는 통찰력과 혜안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선생님이 만약 영어권(혹은 서구문화권)에 태어나셨더라면, 세계적인 이야기꾼, 혹은 저술가가 되셨으리라 싶어 아쉬움이 남는다.
이어령 선생님에 대한 찬사가 넘쳤는데, 각설하고, 이 책은 9가지의 아이콘을 통해 젊음에 대해 통찰하고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삶에 대한 지표를 제시한다. 이어령 선생님은 아마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들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시지 않았나 싶다. 새롭게 펼쳐진 넓은 세상 앞에 대학 합격이라는 기쁨에 겨워 마냥 넋놓고 놀 궁리에 바쁠지도 모르는 새내기들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젊음의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조언해 주고 싶으셨던 듯 하다.
9가지의 아이콘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동그라미와 별표, 연필심과 육각형, 카니자 삼각형도 있고, 인터로뱅, 매시업 등의 생소한 것도 있다. 각각의 아이콘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 필요한 상대적인 가치들을 제시하기도 하고, 한국 문화의 탁월함을 보여주기도 하고, 동양 문화와 서양 문화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문제들에 대한 접근과 해법을 다양한 예시와 설명으로 쉽게 풀어준다.
이 책의 착한 점 중 하나가 바로 어려운 것들을 쉬운 말로 풀어준다는 점이다. 이어령 선생님은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인문학에서 자연과학, 유교에서 기독교, 고전에서 현대의 저작에 이르기 까지 시대와 영역을 아우르며 핵심과 정수를 뽑아내어 평이한 문체로 전달해 준다. 그 이면에 선생님께서 평생에 걸쳐 해 오셨을 엄청난 양의 학습이 있었으리라는 생각에 머리가 숙여진다. 더불어 학습에는 끝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젊음은 신체의 나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일에 뛰어들고, 창조하며, 베스트가 아닌 온리원을 추구하는 한 젊은이일 수 있다. 세계의 구성원으로서 조화를 이루면서도 자신의 고유성을 지키며, 꿈을 향해 매일 자신을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이가 젊은이일 수 있다. 지식을 넘어 지혜를, 그리고 삶을 추구하는 이가 젊은이로 태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