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6
케네스 그레이엄 지음, 정지현 옮김, 천은실 그림 / 인디고(글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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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무엇일까. 어떤 의미일까. 제목은 보통 상징성을 갖지만, 또 그냥 책의 한 부분의 제목으로 정해지기도 한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딱 이거야 알려주는 것이 없어 내가 느끼는 건 살랑살랑 버드나무 가지를 흔드는 바람이 왠지 시원스럽다는 것(지금의 엄청난 폭염 덕분인지도 모르지만)과 잔잔한 평온함이다.

 

또 하나 이 책의 특징은 등장인물들이 모두 동물이라는 점이다. 주인공 두더지를 비롯 친구 물쥐, 오소리, 두꺼비, 족제비 등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보통 동물들이 등장하면 우화를 떠올리기 쉬우나, 이 책은 우화라고 하기에는 우화의 특성이 그다지 강하지 않은 편이다. 흔히 우화라 함은 동물이나 식물 등 무정물이 등장하여 도덕적인 명제나 보편적인 지혜를 전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책이 그러하다고 여겨지진 않는다. 또, 인간이 직접적으로 등장했을 때 거부감 등으로 교훈이 전달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을 때 동물들을 이용하여 거부감 없이 전달하는 방법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이 경우도 아닌 듯 하여 우화라고 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동화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각각 독특한 성격이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인간사회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직접적으로 교훈을 드러내진 않더라도 다양한 군상들을 통해 자연스레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두꺼비의 상당히 비중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개과천선해 가는 과정의 두꺼비를 보여줌으로써 성장과 변화를 제시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동화치고는 꽤 분량이 있는데, 책을 읽어가는 동안 드는 생각이 마치 어린왕자를 읽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말투나 선문답처럼 주고 받는 대화들에서 풍기는 느낌이 마치 어린 왕자의 그것처럼 느껴졌다. 동물들이 보여주는 모습들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평온하고 따뜻한 공동체의 전형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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