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원더스 이야기 - 승자독식 세상에 던지는 패자부활 선언
김은식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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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원더스. 2012년 야구계에서 숱한 화제를 낳았고, 많은 관심을 끌었던 독립야구단이다. 사실 대부분의 야구팬들이 독립야구단에 대해 생소했을 것이다. 나 역시 독립야구단의 존재를 김병현 선수가 메이저를 떠난 뒤 잠시 독립야구단에 잠시 몸담았다던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김병현 선수에게 관심이 있어서 기사를 읽었을 뿐, 여전히 독립야구단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진 못했다.

 

프로팀도 아닌 독립야구단의 창단 기사를 접하면서 몇 가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먼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가였다. 돈을 벌어야 선수와 코치진들, 프런트 연봉을 줄 수 있을테니 말이다. 야구단이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원초적인 의문이었다. 이와 더불어 구단주 허민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원래 온라인 게임이나 여타 게임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편이라 더 허민이라는 구단주에 대해 몰랐었다. 마지막으로 한 개 밖에 없는 독립야구단이 어떻게 운영될 것인가였다.

 

이 책을 통해 내가 품었던 고양 원더스에 대한 궁금증들은 모두 해소되었다. 구단은 전적으로 구단주의 사재에 의존하고 있었고, 야구를 끔찍이 사랑하는 수 천억원 대 자산가인 구단주의 일종의 부의 사회 환원격인 ‘기부’를 통해 구단 운영을 위한 재원을 조성했다. 구단주 허민은 던전 앤 파이터라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큰 부를 이루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를 통해 그 부를 사회에 돌려주고 싶어 한 것이다. 구단 운영은 전적으로 야신 김성근 감독에게 맡겼고, 프런트는 물심양면 코치진과 선수가 야구에만 몰두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만 했다. 경기는 퓨처스 리그에서 교류전 형식(기록에 남지 않는 경기)으로 연간 48경기를 치루고 있다.

 

구단의 취지는 실패한 선수들에게 한 번 더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야구 인프라와 선수층이 얇은 우리나라이지만 여전히 프로무대에서 뛸 수 있는 선수는 매년 쏟아져 나오는 선수들의 10%도 채 안 된다.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사라지는 수 많은 ‘야구만’ 해 온 청춘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싶은 것이 허민 구단주의 마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꽤 자주 눈시울이 붉어졌던 것은 바로 큰 별에 가려져 있었던 별이 되고 싶은 암석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뛰어난 선수 조련사 김성근 감독이 팀을 맡았다는 소식에 기대가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많은 사람들의 부정적인 예상과는 달리 무려 5명의 선수를 프로로 진출시키는 쾌거를 이뤄냈다. 정말 드라마와 같은 일이었다. 멋지고 화려한 무대에서만 감동이 있는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지금 뭔가 실패하고 있다면, 감동이 필요하다면, 야구를 좋아한다면 이 책을 읽으라고 추천한다. 다시 열정을 가지고 삶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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