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전거 ㅣ 북멘토 가치동화 5
박상률 지음, 이욱재 그림, 5.18 기념재단 기획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80년 광주. 난 3살이었다. 그해 5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실 기억은 없다. 하지만 성장하는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사진과 이야기, 그리고 격동의 80년대를 지나면서 보고 듣는 것들을 통해 조합된 이야기가 마치 기억의파편처럼 남아있다.
황석영님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라는 광주 민주화 운동의 10일간 항쟁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기록집이 있다. 언제인지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꽤어렸을 적 이책을 읽었다. 이야기로만 들어왔던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하나의 객관적인 사실들로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도 꽤나 많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군부와 어용언론의 호도된 정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에 꽤 놀라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느 정도 진상규명이 이뤄졌고 명예회복이 되었고 광주시민들의 숭고한 행동들이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이 책 자전거는 이러한 역사인식에 기초를 두고 어린이들에게 시대의 아픔과 역사를 가르치고자 의도된 동화이다. 주인공 꽃님이는 초등학교(그 시절엔 국민학교였겠다) 5학년인 여자아이다. 엄마는 띠동갑 동생을 뱃속에? 임신중이고 아빠는 도로건설 노동자로 주말에만 집에 들어오고 꽃을 좋아하는 아빠이다. 그리고 꽃님이를 예뻐하는 띠동갑 고모는 취업을 해서 서울로 올라갔다. 배경은 80 년 5월 '서울의 봄'이다.? 전국적인 대학생들의 시위가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들어가고 있을 때 광주엔 낯선 군복의 군인들이 대학가를 비롯한 시내 곳곳에 진주하고 있었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공수부대는 시외곽으로 물러났고 시민들은 자치적으로 혼란을 수습하고 있었다. 꽃님이는 고모랑 자전거를 타고 갔던 곳에 추억을 되새기며 가보는데 군인들은 5학년 여자아이에게도 무자비하게 총격을 가해 결국 목숨을 앗아가 버렸다.
동화로 쓰였지만 거의 사실과 다름없는 이야기이다. 가슴아픈 역사 이야기지만 다음 세대가 잘알아야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