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 잔과 토마토 두 개 - 오광진 우화소설
오광진 지음 / 문이당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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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소설이라고 하는데, 막상 의인화된 대상이 그리 많지 않아(지금 기억에는 바람정도) 형식적인 면에서 우화라고 하기에 좀 어색한 듯 하다. 다만 뭔가 교훈적인 내용을 전달하려고 하는 점에서는 우화라 할 수 있다. 뭐 중요한 것은 아니니 넘어가고, 이 책의 주제는 먼저 우리 주변에 값없이 주어진 것들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식의 자연주의적인 것과, 자신이 진정 원하는 자기의 꿈을 좇는 자기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우리가 직접적으로 아무런 댓가를 지불하지 않으면서 누리고 있는 자연, 물, 공기 등의 가치와 소중함을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느끼게 하면서 중요하기 때문에 많이 주어져 있으며, 그것이 정말 필요한 것이며 우리가 감사해야 할 것들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다음으로 말하는 내용의 핵심은 범아일여, 즉 우주와 내가 하나다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하며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무위자연의 삶을 설파하고자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의 꿈을 잃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는 모습을 통해 자신이 진정 꿈꾸고 원하는 삶을 사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의 삶을 살 수 없으며, 오직 자신이 원하는, 꿈꾸는 삶만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책 전반에 흐르는 사상은 범신론적이다. 기독교적(카톨릭적일 수도 있겠다)인 표현들이 주를 이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사상의 핵심은 힌두교적이다. 梵(범)이 나타내는 우주 최고의 원리인 브라만과 我(아)가 나타내는 개인의 본질인 아트만이 같다는 것이 우파니샤드의 내용인데, 책의 전반에서 느껴지는 것이 그러하다. 그래서 종교적인 색채가 불편할 수도 있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우상화되어버린 금력과 권력의 무상함을 설명하며 획일적으로 금력과 권력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풍자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아마 저자는 무한경쟁과 빨리빨리 살아가는 우리네 삶에 참 가치와 행복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고 싶었던 듯 하다. 소중한 것들에 대한 감사는 행여 잊고 살고 있진 않는지, 가치있는 삶과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있는지, 메말라버린 우리네 가슴을 적셔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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