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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경제학교 - 내 아이의 경제지능을 키워주는
박윤희 지음 / 상상너머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을 보고 골랐다면 아마 실망할 것 같다. 책 제목을 통해 나 역시 자녀들에게 해 주는 실용적인 경제 교육을 떠올리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책은 실용적 혹은 구체적이기 보단 추상적이고 다소 철학적이기도 하다. 엄마가 딸과 함께 남미의 800Km 순례길 여행을 다녀온 뒤, 인생의 깨달음들을 딸을 비롯한 젊은 세대에게 전해주려는 내용들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기 보단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인생에 대한 통찰을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자본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자본의 속성, 자본의 움직이는 방법 등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자녀들이 꼭 알아야 할 자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부에서는 자본이 강요하는 소비를 다루고 있다. 부지불식간 자본의 꾀임에 놀아날 수 있는 것들을 지적하며 아차하면 자본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 경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며 그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불행할 것이니 성형을 통해 기준을 충족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혹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고 혹은 질병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하며 보험 상품을 파는 것 등이다. 마지막에선 자본에 놀아나지 않으며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한 가치와 마음가짐을 알려준다. 특히 자발적 가난으로 부르며 소득 수준에 맞는 소비를 함으로 소박한 행복을 누리도록 조언한다.
자본으로 얻는 행복은 참 행복이 아니다. 고통 없는 행복감은 자본의 유혹일 뿐이다.(p.215) 우린 비록 이렇게 당해왔지만 적어도 내 자녀만큼은 그 굴레를 벗고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부모가 도와줄 것이 무엇인가 고민한다면, 아이들이 자신의 시대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자본의 존재를 늘 의식하며 삶의 잣대를 ‘부’가 아니라 ‘행복’에 맞출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p.222)